드론 충돌한 우크라 화물기에 연료 2만5천L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이 독일에 직접 입국해 지난달 초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 폭발물 드론 공작을 꾸민 것으로 독일 수사당국이 파악했다.
서방은 그동안 러시아가 유럽에서 파괴공작을 벌이면서 수고비를 주고 모집한 일명 '일회용 요원'을 주로 투입한 것으로 의심해왔다.
독일 주간 벨트암존타크는 검찰 수사기록을 인용해 용의자 2명 중 공작 준비와 물류를 담당한 러시아 국적 올레그가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소속으로 보인다고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레그는 튀르키예를 경유해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공항으로 입국했고 현재 러시아로 돌아간 상태다. 당국은 그가 입국할 당시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관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계속 감시하지는 않았다.
독일 검찰은 러시아 측이 이번 공작을 위해 드론 3대와 가소성 폭약 셈텍스(semtex) 1.8㎏을 준비한 것으로 봤다. 폭약은 화물차로 불가리아와 세르비아를 거쳐 실어 나른 뒤 공항 인근에 숨겨둔 것으로 추정했다. 셈텍스는 1988년 영국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발생한 미국 팬암기 폭파 사건에 쓰인 바 있다.

폭발물을 실은 드론 1대는 지난달 4일 저녁 라이프치히 공항에 있던 우크라이나 안토노프항공 화물기 날개에 부딪혔다. 당시 화물기에는 항공유 2만5천L가 실려 있었다. 기폭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터지지는 않았다. 당국은 폭발이 일어났다면 항공기는 물론 공항 시설도 일부 파괴됐을 것으로 평가했다.
검찰은 공항 인근에서 수거한 드론 조종 장치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용의자인 벨라루스 국적 안드레이의 신원을 확인했다. 현장에 남겨진 DNA 흔적이 2024년 라이프치히 등 유럽 여러 곳에서 발생한 택배 화재 사건 용의자의 DNA 정보와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안보당국은 당시 사건을 러시아군 총정찰국이 꾸몄다고 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달 초 폭발물 드론 공작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본 주재 총영사관과 베를린의 러시아 문화원을 폐쇄하는 등 보복했다. 이에 러시아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관과 독일 문화원을 닫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갈라선 두 나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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