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반군 평화협정 12년 만에 선거…의회 의원 80명 선출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필리핀 남부에 있는 무슬림 자치 지역에서 정부와 반군이 평화 협정을 맺은 지 12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 선거가 실시됐다.
그러나 선거를 하루 앞두고 대립 정당들끼리 총격전을 벌여 3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14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과 주변 섬에 있는 '무슬림 민다나오 방사모로 자치 지역'(BARMM)에서 첫 의회 선거가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의회 의원 80명을 뽑는다. 이곳은 5개 주, 3개 시, 63개 마을로 구성되며 유권자 수는 240만명가량이다.
BARMM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의회 선거의 투표율이 80%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 관리를 위해 이 지역에 군인과 경찰관 2만명이 배치됐으며 일부 군인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총기를 무장한 채 순찰했다.
그러나 투표를 앞두고 전날 밤 BARMM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BARMM의 행정 중심지인 코타바토 지역의 지빈 봉카야오 경찰청장은 "(정치 세력) 두 집단이 (투표소인 학교 밖에서) 줄 서는 순서를 놓고 다퉜다"며 "(서로) 밀치다가 주먹다짐으로 번졌고 결국 많은 사람이 몰린 곳에서 총격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찰은 총격전을 벌인 두 집단이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에서 분파된 정당 소속이라고 밝혔다.
BARMM은 MILF가 1970년대부터 필리핀 정부군을 상대로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인 지역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과 전투 요원 등 15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고 200만명이 이주했다.
필리핀 정부와 MILF는 40년 넘게 지속한 내전을 끝내기 위해 2014년 3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MILF는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남부 지역에 별도의 무슬림 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포기하고 그 대가로 광범위한 자치권을 얻었다.
필리핀 정부는 2018년 이슬람 자치정부를 세우기 위한 '방사모로 기본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듬해 민다나오섬에 들어선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은 입법·행정·재정에 관한 권한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BARMM에서는 폭탄 테러나 반군 간 전투로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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