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연구원 사망 후 200명 격리 관찰 '파장'…미 당국자 "대응방안 검토중"
EU "ECDC 전문가와 긴밀 소통…코로나19로 팬데믹 대비 태세 잘 갖춰져"

(서울·브뤼셀=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현윤경 특파원=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페스트 연구소에서 병원체 유출 의심 사고로 연구원 1명이 사망하고 접촉자들이 격리된 것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관이 이 사건 및 관련 격리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4일(현지시간)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에 대해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발병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인근의 셸레호프시에 위치한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에서 28세 여성이 지난달 25일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깨뜨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성은 지난달 29일 중증 폐렴 증상으로 입원했고, 이달 1∼2일 밤사이 숨졌다.
감염병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가기관 소비자보호감독청은 4일 이 여성 연구원이 '원인 불명의 폐렴' 진단을 받은 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현재 유출된 병원체의 정확한 종류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행위원회의 한 대변인은 5일 "공중 보건은 언제나 우리의 최우선 순위인 까닭에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유럽은 그 어떤 전염병에도 훨씬 더 잘 대비하게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또한 각국이 항생제 비축분을 확보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르쿠츠크주와 인접한 부랴티야 공화국의 알렉세이 치데노프 수장은 숨진 연구원의 사망 원인에 대해 "페스트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부랴티야 지역 내 페스트 집단 발병은 없다고 덧붙였다.
현지 독립 매체 '류디 바이칼라' 등에 따르면 숨진 연구원이 이송된 셸레호프 병원에는 약 200명이 격리 관찰 대상자로 지정됐으며, 격리 조처가 내려진 시내 산부인과 병원도 있다.
겐나디 오니시첸코 전 소비자보호감독청장은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감염병이 페스트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설령 페스트로 확인되더라도 기온이 낮아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렴형 페스트는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3가지 증상 중 하나로, 벼룩이나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다른 페스트와 달리 호흡기 비말(미세한 침방울)을 통해 사람 간 전파될 수 있다. 치명률은 높지만 항생제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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