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운영 맡은 이벤트 회사에 비판론…"교육·시뮬레이션 제대로 안돼"
"이념보다 경비 절약 우선시"…"대회운영능력, 부정적 자산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미숙한 운영으로 비판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예산 부족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초보적인 실수가 계속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본이 이런 식의 대형 이벤트를 치를만한 능력이 없는 나라인 것 아니냐는 자조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6일 도쿄신문은 이번 아시안게임은 32년만에 일본에서 개최됐지만 트러블이 끊이지 않았다며 조직위원회로부터 하청을 받고 대회를 운영한 이벤트 회사의 엉성함과 인적 투자에 대한 인색함을 원인으로 꼽았다.
신문은 배구 경기장의 조명기구 156대 파손, 남자 하키 경기에서 한국 대신 북한 국가 연주, 근대5종 남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한국을 '리퍼블릭 오브 차이나'로 소개한 것, 남자 농구 결승전 당일 버스가 도착하지 않아 한국 선수들이 연습하지 못한 일 등을 파행 사례로 소개했다.
이 신문이 주목한 것은 조직위원회와 630억엔(약 5천5432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대회 운영을 담당한 프랑스 이벤트 회사 'GL이벤츠(events)'의 책임론이다.
예산이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초보적인 실수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행 인력에 대한 교육과 운영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픽션 작가인 구보타 마사키 씨는 "사전에 면밀한 연수나 조정, 시뮬레이션을 했어야 했다. 이 정도 초보적인 미스가 계속되는 것은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Gl이벤츠는 작년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엑스포)의 운영에 관여하며 법적 문제에 얽혀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파빌리온(전시관) 공사대금을 하청업자들에 지불하지 않아 업체들로부터 피소됐다.
일본에서 국제대회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실적 없이 수의계약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을 진행했다.
이 회사는 이번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서도 약속했던 협찬금(22억엔)을 지급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내년 3월 열리는 요코하마 국제원예박람회에도 파빌리온 건설 대행 업자로 참가가 예정돼 있다.
대회 전반을 책임져야 할 조직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참사관 출신인 가스가 료이치 씨는 "평화의 대전이라는 이념보다 경비 절약이 우선시됐다"며 "일본의 대회 운영 능력은 오랜 기간 좋은 평가를 받아왔으나, 부정적인 자산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구보타 작가도 "지금의 일본은 거액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국제적인 이벤트를 개최할 국력이 없어졌다"고 우려했다.
대형 광고·이벤트 회사인 덴쓰의 한 관계자는 신문에 "일본은 한일 월드컵 이후 올림픽, 세계육상대회, 정상회의 등을 경험했지만 행정기관이 노하우를 가진 전문 인재를 육성하지 않고 외부 업체에 의존해왔다. 관리·감독할 인재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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