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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라" 서구문명 발상지서 유럽 각성 촉구한 美 국무(종합)

입력 2026-10-08 23:08  

"깨어나라" 서구문명 발상지서 유럽 각성 촉구한 美 국무(종합)

"깨어나라" 서구문명 발상지서 유럽 각성 촉구한 美 국무(종합)
민주주의 발상지 아테네 프닉스서 연설…"쇠락이냐 선두냐 갈림길 서"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 위인으로 언급…NYT "美 보수주의 원칙 부각
CNN "루비오, 대권 야망 보여줘"…WSJ "상쾌한 해독제·올해의 연설"



(서울·워싱턴=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박성민 특파원 = 유럽을 순방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를 방문해 유럽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서구의 우위를 지켜내야 한다고 각성을 촉구했다.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의 이민정책을 비판하며 '문명의 소멸'을 경고했던 그는 이번엔 서구 사상의 발상지를 찾아 유럽이 제국주의 시절 개척자와 정복자의 정신을 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그리스 아테네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며 "우리가 선택하는 길이 서구가 세계의 선두 자리를 유지할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 쇠락과 굴종의 미래로 이끌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유럽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수천 년 전 바로 이곳에서 타오르기 시작한 불꽃을 다시 지필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대 그리스인들은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 이기적이거나 잘못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우리는 거리낌 없이 국력을 추구하는 길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한 고대 그리스인들이 탁월한 업적을 통해 불멸에 도달하는 위인을 이상으로 삼았고 서구의 개척자 정신이 이런 고대 정신에서 비롯됐다면서, 알렉산드로스 대왕, 율리우스 카이사르, 샤를마뉴 대제 등 유럽 역사 속 위인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중남미 고대 문명을 대표했던 아스테카 제국을 16세기에 정복한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를 위인 목록에 포함했다.
일각에서 과거 유럽의 아메리카 정복과 식민 통치를 비판하고 반성을 요구하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 유럽이 옛 제국주의 정복자의 기상을 되살려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루비오 장관은 연설 장소로 고대 아테네 시민이 토론·표결을 위해 모인 민회 장소로 서구 민주주의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프닉스(Pnyx) 언덕'에서 이뤄졌다. 연설 시간을 오후 6시 30분으로 잡아 루비오 장관 배경으로 석양에 물든 파르테논 신전이 보이도록 했다.



NYT는 루비오 장관의 이 연설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도자로 여기는 미국 보수주의 운동의 이념적 원칙들을 부각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 연설은 지난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 지도자들을 향해 했던 그의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루비오 장관은 당시 연설에서 유럽의 이민정책을 비판하며 유럽이 '문명의 소멸' 위험에 직면했다고 지적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도 루비오 장관의 아테네 연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고전적 색채로 옹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석양이 지는 파르테논 신전을 배경으로 삼은 이날 연설 장면을 언급하며 "루비오 장관이 2028년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광고에 그대로 쓸 수 있을 만한 맞춤형 세트장의 인상을 줬다"고 촌평했다.
CNN은 "JD 밴스 부통령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루비오의 2028년 대선 출마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그가 2년 뒤, 2032년, 혹은 이후에 백악관을 노리든 루비오는 전 세계에 자신의 야망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루비오 장관의 연설을 "상쾌하고 시의적절한 해독제", "올해의 연설"(the speech of the year)이라며 극찬했다.
WSJ은 또 "정치적 수사가 빈곤해진 시대에 더욱 주목할만하다"며 "우리는 미국인들이 바로 이런 비전과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으며, 이를 제시하는 인물에게 호응할 것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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