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 동반 하락…S&P500 1.11%↓·나스닥 1.9%↓
"2030년까지 AI 인프라 7조달러 투자에 매출 3조6천억달러 그칠 것"
AI 수익성 우려 재점화…SK하닉 ADR도 6.06% 내려 공모가 하회
韓 투자심리 지표 동반 급락…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4.30%↓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들면서 14일(현지시간) 글로벌 빅테크와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약진과 증설에 따른 공급 확대, AI 인프라 투자 자금조달 병목 우려 등에 가뜩이나 약세를 이어온 국내 증시는 15일 추가적인 하방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26.54포인트(0.44%) 내린 6,008.81로 장을 마치며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상승 출발 후 6,190.65(+2.57%)까지 올랐으나,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전환해 한때 5,944.65(-1.50%)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가 6거래일 넘게 연속으로 내린 건 지난 2024년 9월 3일부터 11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사례 이후 2년여만에 처음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오후 3시 30분 정규장 마감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천81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개인도 3천142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기타법인은 8천84억원과 6천85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방을 지탱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종가와 동일한 23만2천원으로 마감했으며, SK하이닉스는 1.66% 내린 141만9천원으로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은 직전 거래일 각각 7.39%와 10.09% 폭락했던 까닭에 장 초반 반발매수에 힘입어 4%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흐름을 보였다.
기준금리를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에는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듯 했으나,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가 다시 치솟으며 이를 상쇄한 모습이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 사우디 국영 석유화학기업 아람코 본사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중동 무력충돌이 재격화 양상을 보인 것이 방아쇠가 됐다.
이에 더해 세계 최대 노광장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의 실적발표도 시장이 기대했던 만큼의 개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이유로 관련주 조정의 빌미가 된 모양새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한 채 장을 종료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1%씩 밀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8% 내린 채 거래를 종료했다.
예상을 웃돈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된 데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출혈경쟁이 투자 규모 대비 충분한 수익성을 내지 못할 것이란 불안까지 재점화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전망치(3.6% 상승)를 웃돌았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9.1% 오른 영향이 컸으나 에너지 이외 품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광범위한 물가 압력이 확인됐고, 이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CPI 발표 직후 한때 5.329%까지 급등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날 내놓은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는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여파가 미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006800] 서상영 상무는 "미 증시는 9월 CPI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발표되자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가 부각되며 하락 출발했다. 이후 이번 수치가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미 국채금리 상승폭이 축소됐으나, 가트너의 부정적 발표로 AI 반도체 등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6년 약 1조 달러에 이어 2027∼2030년 추가로 6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투자비용과 금융비용, 12%의 투자자본수익률을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8조5천억 달러의 매출이 필요하나 실제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최대 3조6천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서 상무는 "현 투자 추세대로라면 2030년까지 3조5천억 달러 이상의 AI 인프라 투자에 자산손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비용 부담과 사업모델 차별화 부족으로 네오클라우드 기업의 80% 이상이 독립적인 운영을 중단할 것으로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15.46% 폭락하는 등 네오클라우드 관련주 전반이 두 자릿수의 폭락을 보였고 마이크로소프트(MS·-1.80%), 알파벳(-1.68%), 메타(-3.27%), 아마존(-1.74%) 등 미국 빅테크와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3.16%와 3.10% 급락했으며, 마이크론(-4.08%), 샌디스크(-5.33%), 웨스턴디지털(-4.36%), 시게이트(-4.50%) 등 메모리 및 스토리지 관련주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에탁증서(ADR)는 전장보다 6.06% 급락한 147.55달러로 마감해 7월 나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149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재료다.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다기보다는 미 국채금리 고공행진과 반도체나 전력 부족이 아닌 자금 조달이 AI 붐의 병목이 될 수 있다는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발언 등을 계기로 관련 불안이 재자극된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는 일제히 급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ETF는 4.04% 내렸고, MSCI 신흥지수 ETF도 2.05%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30% 급락했으며, 러셀2000 지수는 1.93% 내렸다. 다우 운송지수는 0.10% 상승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2.89% 하락했다.
그러나 AI 반도체 수요 자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는 견조한 상황이며, 앤트로픽과 TSMC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은 변수다.
내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앤트로픽은 이날 처음으로 분기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연말까지 연환산 매출 1천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2조 달러를 인정받겠다는 구상이다.
서 상무는 "장 초반 미 기술주 급락을 반영하며 하락 출발이 예상되나 그동안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 확대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와 함께 장 초반 알려질 엔트로픽 실적 결과에 따라 변화가 예상되고 장 후반에는 TSMC 실적 발표 결과 등에 반응을 보이며 등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DS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은 "CPI는 계기였을 뿐이다. 어제의 매도는 금리 때문이 아니라 실적과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을 미리 줄이는 포지션 정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국 중간선거까지 지나고 (AI 산업의) 기업간거래(B2B)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인되는 10월 말∼11월에는 매도세가 진정되고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마지막 진통 구간이고 불확실성이 걷히면 할인됐던 이익이 다시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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