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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포화 속 이스라엘 총선…'전쟁 총리' 네타냐후 운명은

입력 2026-10-25 13:01  

중동 포화 속 이스라엘 총선…'전쟁 총리' 네타냐후 운명은

중동 포화 속 이스라엘 총선…'전쟁 총리' 네타냐후 운명은
모레 총선, 이란전쟁 향방 분수령…친네타냐후·반네타냐후 '초박빙'
양쪽 모두 단독 정부구성 '매직넘버' 미달할 듯…아랍계가 캐스팅보트


(텔아비브=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의 차기 지도자와 정부를 선출하는 제26대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가자지구 전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이란에서 시작된 중동 전쟁의 포화가 아라비아 반도로 번지는 상황이어서 지구촌의 시선이 더욱 집중된다.
27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역대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77)의 정치 생명을 결정짓는 사실상의 신임 투표이자, 미국의 중간선거와 함께 향후 미국의 중동 정책 및 대이란 군사 작전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 '사면초가' 네타냐후 운명은…재집권이냐 두 번째 실각이냐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네타냐후 총리의 권력 유지 여부다.
특유의 정치적 기술과 감각으로 '선거의 마법사'로 불린 네타냐후 총리지만, 현재 정치적 입지는 어느 때보다 위태롭다.
집권 직후 밀어붙인 무리한 사법부 무력화 입법으로 촉발된 국론 분열에 더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치명적인 안보 실패 책임론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디)의 병역 의무 면제를 둘러싼 연립정부 내 파열음까지 겹치며 정권 유지 기반이 크게 흔들렸다.
권좌에서 물러날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몇 년째 끌어온 부패 혐의 재판과 더불어 안보 실패에 대한 법적 책임 추궁까지 받는 등 고난의 시기를 보내야 한다. 사실상 정치생명에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
1996년 6월부터 3년, 2009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2년, 그리고 2022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약 4년 등 총 18년 이상을 총리로 재직한 네타냐후는 2022년 재집권 전 1년간 권좌에서 밀려난 뼈아픈 경험이 있다.
2021년 6월 당시 '반(反)네타냐후' 기치 아래 극우부터 좌파, 아랍계 정당까지 8개 정당이 손을 잡은 이른바 '무지개 연정(베네트-라피드 내각)'이 출범하면서, 네타냐후는 12년간 이어오던 총리직을 내려놓고 야당 지도자로 전락했다.
비록 이념적 스펙트럼이 너무 넓었던 무지개 연정이 1년여 만에 자멸한 덕분에 이듬해 11월 총선을 통해 우파 블록과 함께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이번 선거 역시 5년 전과 마찬가지로 거센 '정권 심판론'에 직면해 있다.
네타냐후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가자지구와 레바논, 이란을 상대로 초강경 군사 기조를 계속 밀어붙이며 현재 여러 전선에서 진행 중인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 목표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승리하더라도 이란과 헤즈볼라, 하마스에 대한 적대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극우파의 손을 잡았던 네타냐후 정부의 역사상 가장 강경했던 대외정책은 다소 누그러지고 미국 행정부를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과의 전통적인 외교·안보 조율 노선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 '친네타냐후 vs 반네타냐후 vs 아랍계'
투표를 앞둔 이스라엘 정계는 네타냐후를 옹호하는 우파·종교 연합, 정권 교체를 노리는 야권 '변화 블록', 그리고 독자 세력인 아랍계 정당 등 3대 진영으로 갈라져 있다.
우선 친(親)네타냐후 블록은 네타냐후가 이끄는 핵심 우파 정당 리쿠드를 중심으로 뭉쳤다. 초정통파 유대교도(하레디) 유권자들의 병역 면제와 보조금 유지를 최우선으로 삼는 샤스, 토라유대주의연합(UTJ) 등 유대교 정당, 팔레스타인인 강제 추방 및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오츠마 예후디트와 독실한 시오니즘이 합세해 강력한 결속력을 보인다.

이에 맞서는 반(反)네타냐후 블록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형성했다.
군참모총장 출신으로 네타냐후의 최대 라이벌로 부상한 가디 아이젠코트가 안보 개혁을 기치로 창당한 신당 야샤르가 그 선봉에 섰다. 또 과거 네타냐후를 끌어내렸던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가 주도하는 '투게더'가 중도·보수 표심을 흡수하며 야권의 핵심축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베니 간츠 전 국방부 장관의 중도우파 청백당, 좌파 정당인 노동당과 메레츠가 합당해 야이르 골란의 지휘 아래 재편된 중도좌파 연합 '더 데모크라츠'가 포진했다.
독자 노선을 걷는 아랍계 정당들도 캐스팅 보트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온건 이슬람주의 정당인 라암(Ra'am)은 과거 베네트-라피드 내각에 직접 참가해 정부 구성의 열쇠를 쥐었던 전력이 있다.
아랍 세속주의 정당인 하다시-타알과 민족주의 성향의 발라드는 이스라엘 연정에 공식 합류하기보다는 장외에서 반네타냐후 블록의 정부 구성을 간접 지원하거나 독자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730만 유권자 분포는…하레디 10.5%·아랍계 18%의 인구지형도 변수
이스라엘 중앙통계국(CBS)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전체 유권자 수는 약 73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국내 거주 유권자는 약 650만 명이며, 해외 체류 유권자는 약 81만 명이다. 국내 거주 유권자는 직전 총선인 2022년 11월과 비교해 5.4%(약 33만3천 명) 늘었다.
이스라엘 국내 유권자의 구성을 살펴보면 유대계가 77%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이 중 연정 유지의 핵심 뇌관인 초정통파 유대교도(하레디)가 10.5%에 달한다.
선거의 주요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아랍계 유권자는 전체의 18%를 차지한다.
연령별로는 18~24세 청년층이 15.1%, 60세 이상 장·노년층은 26.3%로 나타났다.


◇ 51대 51 '초박빙'…61석 매직넘버는 아랍계·무당파 손에
판세는 초박빙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자매지 즈만 이스라엘이 지난 22일 발표한 최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네타냐후 진영과 반네타냐후 진영은 전체 120석 중 각각 51석씩을 얻어 완벽한 동률을 이룰 것으로 예측됐다.
양측 모두 정부 구성을 위한 '매직넘버'인 61석에 10석이나 모자란다.
정당별로는 아이젠코트가 주도하는 신당 야샤르가 23석으로 1위,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선언 등에 힘입어 21석으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전체 유권자의 18%를 차지하는 아랍계의 표심과 아랍계 정당들이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14석(조인트 리스트 9석·라암 5석),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4석 확보가 점쳐지는 무당파 성향의 예비군당이 차기 내각 구성의 결정적인 열쇠를 쥘 것으로 보고 있다.
반네타냐후 진영은 아랍계 정당을 포함하면 65석으로 과반이 가능하지만, 주요 야당들이 아랍계와의 연정 구성을 거부하고 있어 실제 연정 출범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양 진영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내년 초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10명 중 6명(59.6%)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응답해, 3년째 이어지는 전쟁 속에 거세진 정권 심판론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은 군사적 긴장 고조와 안보 위기 심리를 자극하며 보수 지지층을 결집, 원내 제1당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다.
반면 아이젠코트가 주도하는 야샤르와 베네트 전 총리의 투게더 등 야권 연합은 여론 조사에서 친네타냐후 블록을 앞서며 과반 의석을 노리고 있다.


◇ '100% 전국 비례대표제'와 3.25% 장벽…내달 4일 최종 윤곽
이스라엘에서는 그동안 단 한 번도 단일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단독 정부를 구성한 적이 없고, 언제나 복잡한 계산에 따른 정당 간의 합의를 통해 연정을 구성했다.
이처럼 복잡한 역학 구도의 근저에는 이스라엘 특유의 선거 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역구 없이 전국을 단일 선거구로 묶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총 120석의 의석을 배분하는 100% 전국 단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유권자는 지지하는 정당 명부에 한 표를 행사한다.
원내 진입을 위한 최소 기준인 봉쇄 조항은 3.25%다. 전국 득표율이 3.25%를 넘어야만 최소 4석을 배정받아 의회에 발을 들일 수 있다.
극심한 다당제 구조 탓에 1948년 건국 이래 단일 정당이 단독으로 61석 이상 과반을 차지해 정부를 꾸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선거 당일 출구조사 직후 각 블록은 사활을 건 합종연횡에 돌입하게 된다.
대통령은 통상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당수에게 28일간(14일 연장 가능)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하며, 이 기간 내에 61석 이상의 연정을 완성해야 총리직에 오른다.
이스라엘 재외공관 투표는 이미 마감됐으며, 본 투표는 27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최종 공식 선거 결과는 내달 4일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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