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측 "단순 훈련" 해명에도 美 "이란 반격 유도 목적 의심"
총선 앞둔 긴장 고조…이스라엘 내부서도 "선거 전 군사 모험 안 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수십 대가 최근 이란 국경 턱밑까지 비행했다가 복귀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 측은 억지력을 과시하기 위한 단순 훈련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전면 공격의 명분을 얻기 위해 이란의 반격을 유도하려 위험한 도발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이스라엘 군용기 편대가 시리아와 이라크 상공을 가로질러 실제 공습 항로와 유사한 경로로 이란 국경을 향해 비행했다고 전했다. 이들 항공기는 이란 영공 진입 직전 기수를 돌려 귀환했다.
이스라엘 측은 대(對)이란 억지력 강화를 위한 훈련 차원이라며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수의 미국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속내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방공망의 요격 사격을 일부러 유도해, 이를 빌미로 본격적인 대이란 군사 타격에 나서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비행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대이란 공습을 지속해서 모색해 온 정황과 맞물려 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달 초 이란을 겨냥한 군사 타격을 추진했으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확전을 원치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이번 작전을 두고 '앞뒤가 맞지 않는 무리한 군사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보 당국자들 스스로 오판에 따른 무력 충돌을 경고하면서도, 이란 방공망에 포착될 것이 뻔한 대규모 편대를 국경 1천㎞ 너머까지 보낸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채널12는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의 잇따른 강경 발언이 자칫 이란의 선제 타격을 부를 수 있다는 군 내부의 우려도 함께 전했다.
특히 오는 27일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어서 '선거용 군사 모험'이라는 야권의 반발도 거세다.
군 안보 관계자들과 야당 인사들은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불가피한 군사적 필요가 없는 한 총선 전 어떠한 도발도 감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자미르 총장은 미국 측에 "선거 전 전쟁이 터지면 총선이 연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군이 외부 간섭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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