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근소한 우세 속 대선 결선투표 차분히 진행

(상파울루=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브라질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거리 앞에 있는 콜레히오 오비제치보 투표소.
오전 8시부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 약 1억5천870만명의 브라질 유권자는 전국 50만 곳의 투표소에서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우파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 중 한 명에게 투표한다.
통상 브라질 대선 투표는 오후 시간대에 붐비는 경향이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하고 치열한 선거전 탓인지 이날은 아침 일찍부터 상당수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았다.

루이스 코엘류(57) 씨와 그의 아내 파트리샤 밀리냐(52)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자유당(PL)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변화를 위해서 투표장을 찾았다"며 "휴대전화 절도부터 강력 사건까지 치안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룰라 정부 통치 기간 세금도 많이 올랐다. 능력도 없으면서 세금만 올렸으니 이제는 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룰라 지지자인 잉그리치 봉페페(40) 씨는 룰라가 보우소나루에게 견줘 더 나은 사람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사실 룰라가 이길 것 같지는 않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역전의 희망이 크지 않아 슬프다"면서 "가치관도 없고, 국민에 대한 존중도 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룰라 지지자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린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에렉 슬라브스키(33) 씨와 파울라 아폴리나르(30) 씨는 "여전히 역전의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아폴리나르 씨는 "1차 투표 때 기권했던 유권자들이 결선투표장에서 희망을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룰라 지지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처럼, 현재 판세는 룰라 대통령에게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선거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마지막 조사에선 보우소나루가 지지율 51%로 룰라(4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1.6%포인트, BTG 팩추얼 조사에서도 1%포인트 차이로 모두 보우소나루가 우위를 점했다. 1차 투표 이후 진행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룰라가 보우소나루를 앞선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또 다른 투표소인 에스콜라 에스타두알 호드리게스 아우베스 투표소를 찾은 엘루이자 리바스(32) 씨는 부재자 투표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그는 "해외 부재자 투표에서 룰라가 앞서고 있다는 조사를 들었다"며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10%포인트가량 앞섰다. 해외 유권자들의 결집 투표가 반전의 열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는 룰라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다. 거리에서는 룰라 지지 모자를 쓰고, 티셔츠를 입거나 가슴에 룰라 지지 스티커를 단 지지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겉으로 티를 내지 않는 편이다.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마르셀라 아이리스(22) 씨는 "보우소나루가 당선된다고 해서 4년 만에 브라질이 많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작더라도 의미 있는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브라질은 반드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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