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이탈 우려 완화…브라질, 희토류로 협상력 확대 관측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4선 성공이 중국의 대(對)중남미 영향력 유지와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기반 강화에 유리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룰라 정부가 집권을 연장하면서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미국의 입지를 되찾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구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중남미에서 점점 거세지는 '우파 물결' 속 룰라 대통령이 재선되면서 중국은 남미에서 가장 중요한 거점을 지킨 것으로 분석된다.
룰라 대통령의 선거 승리 직후 중국 측이 신속하게 축하와 환영의 뜻을 밝힌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당선 축하를 전하면서 "중국 측은 중국·브라질 운명 공동체 건설을 계속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SCMP는 남미에서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브라질에서 룰라 정권이 유지된 데 대한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역사와 국제학을 가르치는 안드레 파글리아리니 조교수는 룰라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중국의 존재를 적대적으로 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브라질이 동조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그는 "룰라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방향을 급격하게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브라질과 중국의 관계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궈제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도 룰라의 선거 승리가 중국과 브라질 관계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일 것이라면서 글로벌사우스 협력 증진에 대해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남미 전문가인 장스쉐 항저우사범대 교수는 룰라 집권 체제에서 중국과의 협력, 특히 첨단기술 사업 분야의 협력이 진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한 선거운동 기간 미국이 개입했다는 인식이 브라질 지도부의 반감을 샀고, 그 결과 브라질이 의도치 않게 중국과 더욱 가까워질 유인을 제공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 교수는 "미국이 룰라 대통령의 심기를 상하게 했다"며 "이는 어느 정도 브라질이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려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룰라의 4선 성공으로 브라질이 브릭스(BRICS)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줄면서 주도국인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 국가들에 안도감을 줬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교수는 "룰라가 낙선하면 브라질이 브릭스를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며 브라질의 글로벌 거버넌스 참여와 국제적 위상 강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낙관적인 전망을 담은 기사를 내놨다.
판덩 중국 정법대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지역 법률센터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룰라 대통령의 선거 승리는 향후 4년간 중국·브라질 관계에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판 소장은 브라질 내 보수 성향 의회의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중국과의 협력은 브라질 정치권 전반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의 4선으로 브라질산 희토류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브라질이 비동맹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국의 막대한 희토류 자원을 둘러싼 미중 경쟁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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