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액 상징적 2천678원…"불법사금융에 '가면' 씌워주는 것"

(서울=연합뉴스) 강류나 기자 = 한국대부금융협회가 불법사금융업자에게 명의를 빌려준 등록 대부업자를 상대로 처음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6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전날 불법사금융업자에게 명의를 대여한 등록 대부업자를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금액은 10월 말 기준 대부협회 회원사 수(2천678개사)에 1원을 곱한 2천678원이다.
협회는 "금전적 배상보다도 명의 대여의 위법성과 책임을 분명히 하려는 상징적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 4월 민·형사소송을 통해 대부업권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의 피고는 9월 10일 서울북부지방공소청이 불법사금융 조직 사건에서 대부업법 위반 방조 혐의로 약식 기소한 대부업체 명의 대여자 H씨다.
공소청에 따르면 H씨는 불법사금융 조직 총책의 부탁을 받고 2020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자신의 명의로 대부업체를 등록한 뒤, 그 상호로 조직원들이 대부업을 영위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H씨 명의로 운영된 불법사금융 조직은 채무자 161명에게 1천130회에 걸쳐 약 4억원을 빌려주고, 법정 제한 이자율을 초과해 약 7억원을 상환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협회는 "불법사금융 조직에 정식 등록업체의 외형을 제공해 제도권 대부금융과 불법사금융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법을 지키는 대부 금융회사까지 불법사금융과 같은 집단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소장 접수 후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피고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소송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성웅 협회장은 "대부업 등록은 법이 정한 의무와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인데, 그 명의를 불법사금융에 빌려주는 것은 불법사금융에 제도권 금융이라는 '가면'을 씌워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2천678개 회원사가 법을 지키며 쌓아 온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new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