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보다 중요한 건 창업 멤버죠”...‘텐바이텐’이어 ‘29cm’ 성공시킨 이창우 대표

입력 2017-08-03 14:57   수정 2017-08-10 09:19


온라인 셀렉트숍 ‘29cm’ 이창우 대표 인터뷰




미디어와 커머스 결합해 쇼핑몰 업계에 새바람

콘텐츠팀에만 15명...잡지사 기능 갖춰

고객이 오래 머물수록 매출 전환율도 높아

텐바이텐 사업계획서, 38곳서 퇴짜 맞아

새로운 오프라인 편의점 준비...29cm의 편집 콘셉트 적용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현재 우리는 쇼핑몰 포화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쇼핑’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수많은 쇼핑몰들이 친절하게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나열해주는 시대다. 이미 업계에서는 포화상태로 치부해 선뜻 발을 들여놓기 쉽지 않았던 쇼핑몰 시장에 색다른 콘셉트로 고객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29cm’다. 패션 업계의 센세이셔널한 바람의 주역인 29cm는 ‘커머스’와 ‘미디어’를 결합해 고객들이 구입할 상품을 나열하기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먼저 접근한 뒤 상품을 소개하는 신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그간 신비주의로 알려져 있던 이창우 29cm 대표를 만나 ‘커머스 미디어’에 대해 들어보았다. 

-29cm를 소개해 달라. 

국내 패션 디자이너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취급하는 전문 쇼핑몰이다. 타사와 차별점이 있다면 미디어와 커머스를 결합해 선보인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고객들이 상품이나 프로모션으로 쇼핑을 직접 경험하기보다 콘텐츠로 먼저 접근한 뒤 쇼핑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그럼 콘텐츠만을 다루는 팀이 따로 있나?

콘텐츠팀이 있다. 에디터를 포함해 포토그래퍼, 비디오그래퍼 등 15명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잡지사 기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최근 포화된 쇼핑몰 시장에서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아까 말했듯이, 커머스와 미디어를 결합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목적성으로 가격비교를 해주는 곳과 달리 콘텐츠를 보면서 시간보내기용으로 쉽게 접근하는 플랫폼이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커머스와 미디어를 결합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하나?

구매전환이다. 29cm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구매와 연결돼 있다. 앞으로는 29cm에서 타사의 제품을 콘텐츠로 연결시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시스템도 생각 중이다. 

-타사 제품을 29cm에서 보여주는 이유는 뭔가?

광고 수익이다. 

-그럼 이창우 대표가 사내에서 가장 신경 쓰는 팀은 콘텐츠팀이겠다. 

초반에는 MD팀이었다가 콘텐츠팀으로 넘어갔고, 최근엔 IT팀으로 바뀌었다.(웃음) 시간이 지나면 서비스기획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 

-29cm에 입점하기 위한 별도의 기준이 있나?

런칭 후 두 시즌을 넘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여야 하고, 브랜드로서 아이덴티티가 명확해야 한다. 소위 ‘택갈이’라고 하는데, 다른 제품을 카피한다거나 정체성이 모호한 브랜드는 취급하지 않는다. 



-지금이야 29cm가 주목받고 있지만 런칭 초반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이 어려웠을 것 같다. 어땠나?

무척 힘들었다.(웃음)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다. 디자이너들 입장에서는 어디서 ‘듣보잡’ 애들이 와서 쇼핑몰 하겠다고 입점하라니 어이가 없었을 듯싶다. 더군다나 패션에 종사한 이력도 없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전환 된 계기가 있었나?

확실한 터닝 포인트가 있었던 건 아니다. 한두 개 브랜드의 콘텐츠를 정성껏 만들다보니 입점한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이곳에서는 우리 옷을 브랜드로 생각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러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9cm의 타깃층은?

여성이 6, 남성이 4정도다. 작년까지만 해도 7:3의 비율이었는데, 남성의 구매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좀 더 좁히면 20후반에서 30대 초반 남녀의 구매비율이 높다. 

-아무래도 콘텐츠 서비스를 하다보면 상품만 전개하는 타쇼핑몰과이 차이점이 있을 것 같다. 

고객들이 쇼핑몰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다. 종합몰과 비교하면 약 3배 정도, 콘셉트가 비슷한 쇼핑몰은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고객이 오래 머물수록 매출로 전환되는 확률이 높아진다. 

-29cm를 창업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전공이 건축이라 대학 졸업 후 설계사무소에 취업했다. 한 1년 정도 다니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달았다. 사표를 내고 삼성물산 인터넷사업팀으로 이직했고, 1년 정도 근무하다가 텐바이텐을 창업하게 됐다. 그리고 10년 뒤 2011년에 29cm를 창업하게 됐다. 

-이력이 독특하다. 대기업에서 창업으로 이어지게 된 계기가 있었나? 

그냥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다. 당시 삼성물산에서 온라인몰 런칭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그 틈에 텐바이텐 아이템을 회사에 제안했었다. 바로 까였다.(웃음) 그래서 직접해보자는 마음으로 퇴사하게 됐다. 

-첫 창업(텐바이텐) 때 꽤나 고생 했을 것 같다. 

엄청 고생했다. 창업 동기가 4명이었는데, 각자 500만 원씩 출자해 2000만 원으로 시작했다. 돈이 없으니 월세 30만 원짜리 지하 창고를 얻었는데, 사업계획서를 들고 투자를 받으러 다니는 게 쉽지 않더라. 세어본 데만 서른여덟 군데 퇴짜 맞았다. 한번은 창고에서 일을 하는데 동료들이 한명씩 쓰러지더라. 너무 놀라서 왜 그런지 봤더니 지하에 유일하게 달려 있던 환풍기가 고장이 나 일산화탄소 중독이 된 거였다. 한명씩 들쳐 업고 밖으로 피신한 적도 있었다.  

-대기업 취업 후 퇴사, ‘텐바이텐’, ‘29cm' 창업으로 이어지는 행보를 보면 판단력이 좋은 건가, 아니면 하기 싫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건가?

음···판단력이 좋다기보다 새로운 걸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데 있어 고민도 많이 하는 편이다. 29cm를 준비할 땐 너무 하고 싶은데 일이 잘 안 풀리니 접을까 생각도 했었다. 당시만 해도 텐바이텐 대표직을 그만 두고 GS홈쇼핑이 투자하기 전까지 한 1년 반 정도의 힘든 시간이 있었다. 

 



-두 번의 창업 모두 성공 궤도에 올려놓았다. 창업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준다면?

많은 이들이 창업 아이템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아이템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똑같은 아이템이더라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창업을 같이하는 멤버들이다. 꼭 어벤저스가 아니어도 된다. 어벤저스로 팀을 꾸릴 수도 없고···. 멤버들의 역량을 잘 파악하고 역량에 맞는 분야로 연결시켜주는 것이 포인트다. 개인적으로도 창업 한 지 1년이 지나고 돈 관리는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웃음) 

-업계에서 주목하는 CEO로서, 스스로의 장단점을 꼽아본다면? 

가끔 와이프한테 말하는데, 내 장점은 인복이 많다는 것, 단점은 워낙 많아서 뭘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29cm의 라이벌은?

업계에서 얘기하기론 ‘무신사’나 ‘W컨셉’을 꼽는다. 두 회사 모두 의미있는 볼륨을 키워나가고 있는 회사다. 

-29cm 네이밍은 직접 지었나?

직접 하긴 했는데, 별 뜻은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풀이들은 29cm라는 이름이 정해지고 나서 붙인 것들이다. 누가 물어보면 대답은 해야 하니까.(웃음) 'cm'는 ‘Commerce’+‘Media’라는 뜻도 있다.

-요즘 취업이 이슈인데, 29cm의 채용은 언제 진행되나?

수시로 하고 있다. 아마 한 달에 한 번씩은 채용공고를 내는 것 같다. 

 

-이창우 대표가 바라는 인재상은?

신입의 경우엔 지금 역량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에 중점을 둔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을 잘 표현해야 하는데 이력서에 적어 놓은 화려한 스펙이나 활동만을 어필하는 지원자들이 많다.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어떤 활동이나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이라는 어필이 중요하다. 

-29cm의 연봉은?

직무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신입 연봉은 2600만 원 정도다. 

-앞으로 ‘커머스 미디어’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은가?

신생 브랜드가 더 생겨나는데 비해 소비자들은 그 많은 브랜드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커머스 미디어는 그 브랜드들을 어떻게 선정하고 소개할지 고민해야 한다. 

-새롭게 준비하는 사업 모델이 있나? 

내년 상반기쯤에 오프라인 편의점을 구상 중이다. 현재 편의점 매출 비중을 보면 담배가 40%를 차지한다. 주류 판매율까지 합치면 70%정도 된다. 담배와 주류를 제외한 상품군의 비중이 낮다보니 현재 편의점에 진열된 상품군 외 다른 것들을 서비스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삼각 김밥이 진열된 곳에 29cm에서 전개하는 제품이 놓여 있다고 생각해보라. 

-앞으로의 목표는?

29cm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웃음)  

khm@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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