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합격팁’ 경험 쌓으러 아프리카까지… 마케팅 행사 돌며 ‘꼼꼼 메모’도

입력 2017-09-01 17:26   수정 2017-09-04 09:29


문과 취업난 한 방에 뚫은 

롯데건설·롯데홈쇼핑 신입사원 2인



롯데그룹 2017년 하반기 신입공채를 하루 앞둔 8월 3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그룹 본사에서 박진영(롯데건설) 씨와 박혜경(롯데홈쇼핑) 씨를 만났다. 왼쪽부터 박혜경, 박진영 씨. 사진=이승재 기자





[PROFILE]

박진영 

88년생

2015년 1월 전북대 무역학 졸업

2017년 3월 롯데건설 인사부문 총무팀 입사 

박혜경

1993생

2015년 12월 맬버른 유니버시티 경제학 졸업

2017년 3월 롯데홈쇼핑 생활주방팀 MD 입사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인문·상경계열은 취업이 참 힘들다. 채용규모가 적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전공 외의 경험과 역량을 보여주기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박진영, 박혜경 두 상경계열 신입사원이 입을 모아 한 말이다. 하지만 둘에게는 과연 합격할만한 이유가 있다. 누구보다 발로 뛰었고 또 누구보다 지원 직무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지구 반 바퀴 돌아 만든 경험으로 단숨에 합격




박진영 씨의 취업준비기는 실로 파란만장하다. 여행을 좋아했던 박씨는 1년간 중남미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남미와 중미, 아프리카 대륙을 돌았다. 그에게는 한 가지 독특한 취미가 있었는데 바로 랜드마크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 세계의 유명한 건축물을 가까이에서 느끼면서 자연스레 건설업에 흥미를 갖게 됐다. 어학연수로 쌓은 스페인어 실력과 건설업을 향한 관심을 접목시킬 묘안을 찾던 그는 무작정 아프리카의 한 중소 건설사에 지원서를 넣었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인문계는 전공 외의 직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기 어려워요. 그래서 대학 졸업과 함께 아프리카 건설사에 계약직으로 취업해 5개월간 스페인어 통·번역을 맡으면서 해외의 건설현장을 체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외건설사 계약과정 등 업무 구조 외에도 건설업에서는 부서간 협업, 소통능력 등이 중요하다는 정성적인 포인트까지 알게 됐죠.” 

박씨의 열혈 취업기는 이게 끝이 아니다. 5개월 뒤 귀국한 그는 이번에는 국내 건설사의 일용직으로 일했다. 또 ‘해외건설협회 전문가양성과정’에 등록해 해외건설업의 이론을 공부했다. 롯데그룹 입사 지원 직전에는 지인을 통해 실제 롯데건설 공사현장까지 방문했다. 



호주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박혜경 씨도 못지않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귀국한 그는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고, 매순간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홈쇼핑 산업의 다이내믹함에 마음을 뺏겼다. 특히 여성을 위한 복지가 잘 돼 있는 롯데홈쇼핑에 집중 지원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호주의 기초화장품이 있는데 한국에 판매처가 없다 보니 제가 직접 현지에서 사다가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곤 했어요. 그러면서 물건을 판매하는 일 자체에 관심이 많아졌죠.” 

마케팅 관련 행사경험도 많다. 호주에서 열린 한국영화제를 홍보했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자원봉사로 일했다. 특히 면접관의 관심을 받은 경험이 있다. 롯데가 주최한 한 VIP 초청 행사의 진행상황을 행사장 바깥에서 열심히 관찰하며 살아있는 마케팅을 공부한 것.

“VIP 행사라 참가권한이 없었지만 밖에서 어깨너머로 지켜보면서 행사의 전체 과정과 세부적인 내용을 적어가며 익혔어요. 이 경험을 면접 때 이야기했는데 면접관들이 매우 좋아하셨죠.”



희망 업종만 확정하면 답이 보인다




2016년 하반기 롯데그룹 신입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면접전형이었다. 면접전형에서는 L-TAB과 함께 최대 4개 면접을 하루 동안 모두 실시했다. 실무진면접, GD, 임원면접, PT면접이다. 롯데건설은 PT면접 대신 영어면접이 있었다. 

롯데홈쇼핑 PT면접 주제는 ‘특정 제품 판매 전략을 논하라’였다. 박혜경 씨는 마침 평소에 구상하던 ‘호주 화장품 판매전략’을 들고 갔다. 

“국내시장에서의 희소성, 탄탄한 여성 소비자 층 등 몇 가지 소구 포인트를 제시했는데 면접관은 ‘몇 시에 노출할 건지’ ‘사전 홍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매우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셨어요. 마침 프라임 시간대를 알고 있어서 답 했지만 정말 진땀나는 순간이었죠.” 

롯데건설과 롯데홈쇼핑 모두 일반직군 지원자는 입사 후 인사담당자와의 면담을 통해 적절한 부서에 배치한다. 

총무와 MD. 관심은 많지만 선뜻 어떤 일을 하는지 떠오르지 않는 직무다. 박진영 씨는 “총무팀 일은 정말 다양하다”며 “회사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데 사옥관리부터 부동산, 현장직원 숙소 임대차관리에 경영진 이사회 주재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꼽은 총무팀의 핵심역량은 순발력이다. 다양한 임직원을 상대해야 하고 다른 부서와의 협업도 필수이기 때문이다.





 

박혜경 씨가 담당하는 MD직군 역시 하루가 빠듯하다. 홈쇼핑 역시 부서 간 협업이 절대적이다. 우선 업체가 신상품을 제안해오면 내부에서 공유하고 편성팀, 심의팀 등 관련팀이 함께 품평회를 열어 제품의 점수를 책정한다. 이 결과에 따라 채택되거나 일부는 보완된다. 방송 편성시간까지 결정되면 PD, 쇼호스트 등 담당자가 배정되고 방송에 필요한 영상을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 안에 수많은 관계자들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상품을 보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팀원 간의 의사소통능력이 꼭 필요합니다. 면접 때도 ‘외국인 친구들과 어떻게 어울렸는지’ 물어보셨거든요. 오랜 해외경험으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인연을 맺었던 게 실제 입사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두 명의 신입 사원은 공통적으로 “희망하는 업종을 확실히 정해서 꾸준히 집중적으로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박혜경 씨는 “처음에는 한국의 취업상황을 잘 몰라서 자소서를 쓰기  것도 매우 벅찼다”며 “그러나 업종을 확정하고 나니 관련 경험과 관심으로 살을 붙이면서 일사천리로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2년차인 둘은 하고 싶은 것도 많다. 박진영 씨는 “많은 직원을 만나는 총무팀의 장점을 살려 롯데건설의 다양한 직군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혜경 씨는 벌써 ‘박혜경’ 이름 석자를 건 독점 브랜드 론칭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씨는 “이미 법률, 세무 등 실질적인 공부에 돌입했다”며 “쉽진 않지만 언젠가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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