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가상화폐 투자’ 도전기

입력 2017-12-13 19:07   수정 2017-12-27 18:23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선동철 대학생 기자] 요즘 ‘가상화폐’가 화두다. 최근 가상화폐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가상화폐 가격이 얼마나 오르고 떨어졌는지가 이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고 싶은 마음에 가상화폐 투자에 도전해 봤다.

가상화폐 공부하기

투자에 앞서 가상화폐의 최소한의 개념이라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활용했다. 암호화폐로도 불리는 가상화폐는 ‘지폐, 동전처럼 실물이 아닌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의 공간에서 전자적 형태로 사용되는 디지털 화폐’를 일컫는다. 전자지갑에 보관할 수 있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수수료가 낮은 이점이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이미 가상화폐를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서울, 경기 일부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크게 대장격인 비트코인과 그 외에 수십, 수백 종류의 코인(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등)을 통틀어 ‘알트코인’이라고 부른다.

거래하기

국내 혹은 해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거래소를 이용하면 된다.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다양한 거래소 사이트 중 원하는 곳에 회원가입을 한 뒤, 가상화폐 전용지갑을 발급받아 입금하면 손쉽게 가상화폐를 사고 팔 수 있다. 몇 번의 클릭 만으로 손쉽게 거래가 가능하고 주식을 거래할 때처럼 매수, 매도 주문을 걸어둘 수도 있다. 

투자하기

카카오톡 계정과 연계되는 온라인 거래소가 이용이 간편할 것 같아서 가입했다. 코인을 거래할 때는 수수료가 부과되며 각 거래소마다 수수료의 차이가 있다. 투자 목적이라면 수수료가 낮은 곳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첫 투자는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시작했다. 오로지 재미를 위해 시작한 것이므로 투자금은 1만원으로 결정했다. ‘난 지금 비싼 맥주를 한잔 마신 거야, 이 돈은 이제 없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300원대의 저렴한 코인을 구매했다. 차트, 호가 등 분석 자료가 존재하지만, 봐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도서관에서 한참 과제를 한 뒤, 거래소 어플을 켰더니 무려 1300원이라는 돈이 생겼다. 그저 값이 싸서 매수한 코인인데, 내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투자금 늘리기

용돈을 받자마자 10만원을 추가로 입금했다. 총 11만원의 투자금을 가지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차트를 보면서 하락하다가 상승세에 돌입하는 코인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마음에 드는 알트코인 2개를 골라 투자금을 반반씩 넣었다. 그날 저녁, 수천원의 수익이 났다. 친구들도 대부분 이익을 난 상황이어서 추가로 20만원을 더 투자했다. 재미로 시작했는데 일이 점점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일간 상승률 1위, 출금

투자한 코인들이 조금씩 오를 때마다 사고 팔기를 반복했다. 수수료가 아깝긴 했지만 이틀 간 5만원이라는 돈을 벌었다. ‘앉은 자리에서 수익이 생기니 다들 달려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회의감도 밀려왔다. 계속 신경을 쓰고 있으니 잘 때도 돈을 벌고, 잃는 꿈을 꿨다. 가상화폐에 중독된 것은 아닌지 고민하던 차에 전날 밤에 구매한 가상화폐가 일간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80% 이상 폭등했다. 단지 이름이 예뻐서 산 코인이었다. 상승률 1위 타이틀을 얻게 되자 당혹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처음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게 오전 10시 53분이었는데 오전 11시 38분이 되자 평가손익은 4만원에서 9만원으로 2배 넘게 상승했다. 가상화폐 투자를 체험해 보려고 시작했던 일인데, 단기간에 많은 수익이 나는 걸 보니 하루에도 수십 번 거래소 어플을 확인하게 된다. 강한 중독성 때문에 이틀 후 모든 투자금을 출금했다.





요즘 가상화폐나 비트코인 투자 성공담에 대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와 같은 이름의 책들이 출간 되기도 한다. 실제로 가상화폐에 관심이 없던 친구들도 투자 수익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그 수익성에만 집중하고 다른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이번 투자에서 수익을 올린 것은 순전히 운이 아주 좋아서다. 그 행운이 자신에게도 따를 거라고 믿는 친구들에게 가상화폐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오히려 말리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눈을 뗄 수 없다

가상화폐를 매입하는 순간 매수금액과 평가금액, 손익평가, 수익률이 표시된다. 어플만 켜면 얼마를 벌고, 얼마를 잃었는지 알 수 있어 가격변동에 따라 일희일비하게 됐다. 투자금이 커질수록 그 증상이 심화됐고, 한 시간을 그래프만 바라보기도 했다. 대중적으로 이런 증상을 ‘비트코인 좀비’라 부른다. 강의시간에도, 과제를 할 때도, 친구들을 만날 때도 틈만 나면 핸드폰을 확인하게 돼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다.

둘째, ‘조금만 더’ 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이쯤에서 그만해야지’라고 생각 하지만 조금만 더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을 얻을 것 같은 묘한 기대감을 떨칠 수 없다. ‘조금만 더 있다가 팔았다면 더 비싸게 팔았을 텐데’, ‘조금만 늦게 샀으면 더 싸게 사는건데’라는 후회가 남는다. 어떤 가격에 사고, 팔더라도 그 결정 후에 ‘조금만 더’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어 마음이 항상 불편하다.

셋째, 가상화폐 시장을 벗어나기 힘들다

사실 주변 친구들 중에 가상화폐 투자로 돈을 잃은 친구들이 더 많다. 지갑도 얇은 대학생들이 차곡차곡 모은 용돈을 투자해 적게는 몇 만원, 많게는 300만원까지 손해를 본 경우도 있다. 적어도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 주변 이야기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돈을 잃은 친구들은 단기간에 다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돈을 벌면 다행이지만, 돈을 잃으면 더 가상화폐에 매달리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상화폐 가격은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가상화폐 투자였지만, 결코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자) 상태의 막무가내식 투자는 절대 금물이고, 현명하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가상화폐 투자를 하고 있거나 혹은 투자를 시작하려는 대학생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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