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지식도 쌓고 힐링도 하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입력 2018-01-15 13:49   수정 2018-01-17 16:46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겨울방학 시작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대학생들도 쏟아지고 있다.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42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대학생 가운데 67.2%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은 일을 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도 받고 있었다. 같은 곳이 아르바이트생 2510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잃은 것’을 조사한 결과 ‘심리적 안정감(59.5%)’이 1위로 꼽혔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힐링도 하고 자신의 전공을 십분 활용하거나 향후 직업에 대한 적성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 이런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 ‘자란다’는 돌봄이 필요한 유치원생, 초등학생과 대학생 선생님(자란선생님)을 연결해준다. 자란선생님은 아이가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학습, 놀이, 독서 등을 함께 해주고 최저임금 대비 1.5~2배의 임금을 받는다.

매월 1200여개 수업 진행… ‘자란선생님’ 선발 절차만 8가지




자란선생님은 자신의 전공과 특기를 살려 아이들을 가르친다. 미술 전공자는 아이와 그림 놀이로 시간을 보내고, 영어 전공자는 아이의 영어 숙제를 도와줄 수 있다. 체육 전공자는 야외에서 신체활동을 함께 한다. 

자란다는 자란선생님의 정보를 성별, 성향, 특기, 지역, 활동패턴 등 34가지 항목으로 분류 및 데이터화 한다. 여기에 성향, 좋아하는 놀이와 캐릭터, 음식 취향 등 아이들의 상세 데이터 분석을 더해, 최적의 ‘아이-자란선생님’을 연결해 부모에게 추천한다. 2017년 12월 기준 자란다의 대학생 선생님은 1257명, 매월 정기수업 수는 1220건에 달한다. 전체 서비스 아동의 71%는 선생님의 재방문을 요청했다. 



장서정 자란다 대표 역시 모토로라, 제일기획 등 사기업에서 10년 넘게 경력을 쌓았지만 아이를 위해 일을 그만둬야 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더욱 엄마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장 대표는 회사의 핵심 실무자로서 승진의 문턱에도 서 있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아이를 모른척하고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엄마는 없어요. 퇴사 후 한동안 아이들을 돌보며 이런 또 다른 워킹맘들을 도와주고 싶었어요. 단 몇 시간만이라도 아이와 함께 할 누군가 있으면 부담을 덜 수 있으니까요.”

선생님으로는 아르바이트를 필요로 하는 대학생들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들의 전공 지식을 활용하면 아이들은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고 대학생들 역시 특기를 한층 더 계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진심을 보기 위해 장 대표는 직접 면접을 봐 선생님을 선발한다. 

“교육봉사 경험이 있는 지원자가 많은데 간혹 면접 때 봉사 이야기를 매우 무표정한 얼굴로 풀어놓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지원자는 나중에 꼭 학부모로부터 안 좋은 평가가 나오더라고요. 아무리 바빠도 반드시 면접을 보는 이유죠.”

면접 외에도 자란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총 8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자란다 홈페이지에 방문해 개별 인터뷰와 함께 인적성검사(MBTI)를 진행하게 된다. MBTI는 성격 검사로 “자란선생님 대부분 대인관계 능력이 좋고 외향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검사단계를 통과하면 안전 및 위기대응 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 보험에 가입한 뒤 자란다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아이의 연령별 특성과 선생님의 역할에 대한 교육을 추가로 받는다. 이후 성향 및 경험 분석을 거쳐 최종 프로필까지 작성하면 자란선생님으로 정식 활동이 가능하다.

미대생은 ‘그림놀이’ 체대생은 ‘야외활동’으로 아르바이트

자란다는 대학생 선생님과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자란선생님은 자신의 전공이나 특기를 가르치면서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 특히 교육자를 꿈꾼다면 간접 체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이 밖에 자란선생님은 직접 근무시간과 지역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학업과의 병행도 어렵지 않다. 일한 시간만큼 시급으로 임금을 받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부모는 자란다가 분류해 놓은 아이의 특기, 좋아하는 음식 등 34가지 성향 분석항목을 통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자란선생님을 선택할 수 있다.

체계적인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도 있다. 매칭이 완료되면 본격 방문 전, 자란선생님은 아이에 대해 공부하는 사전 관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이의 성향과 수준을 파악한 후 자란다의 매니저와 함께 아이에게 맞는 학습과 놀이 프로그램을 구상한다. 자란다는 일정이나 향후 정산, 후기 지도 등 선생님의 활동 전반을 관리한다.

자란선생님으로 6개월 째 활동 중인 김수빈(중앙대 1학년) 씨는 “막연히 아이들을 좋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일하면서 적성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생겨 유아 교육 분야로 진로를 정했다”라고 말했다. 이민섭(서강대 4학년) 씨도 “컨설팅기업 입사를 준비 중이다. 자란다를 통해 얻은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문제해결능력, 공감능력이 향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서정 대표의 궁극적 목표는 소중한 인연을 연결해주는 것. 단순히 아이를 돌보고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 대학생이 만나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고 있다.

“저 또한 한 명의 엄마로서 모든 워킹맘에게 자란다를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교육자를 꿈꾸거나 유·아동 관련 분야로 진로를 고민 중인 대학생도 꼭 ‘자란선생님’을 경험해보면 좋겠어요.”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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