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위원회 5년 로드맵 중간점검]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과도한 정부 재정 투입? 현실 모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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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06 10:47   수정 2020-10-27 16:32

[일자리위원회 5년 로드맵 중간점검]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과도한 정부 재정 투입? 현실 모르는 소리”


-‘산단대개조’‘상생형일자리’ 적극 추진할 것





-작은 정부는 80년대에 시작… 고령화로 노인일자리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





-정부가 ‘좋은 고용주’로 공공부문 채용 앞장서야





-일자리는 늘 생기고 사라지는 것…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은 근본적으로 어려워



9월 17일 서울 광화문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사무실에서 김용기 부위원장을 만났다. 사진=이승재 기자



[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2017년 4월, 대선을 앞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집권과 동시에 일자리 정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 첫 단추로 내건 게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다. 문재인 당시 후보는 일자리위원회 출범과 함께 공공부문 일자리를 3%포인트 끌어올려 8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로부터 3년 반이 흘렀다. 공약대로 일자리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세워졌고 위원회는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 10개 항목을 선보였다.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

1.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시스템 구축

2. 일자리 안전망 강화 및 혁신형 인적자원 개발

3. 공공일자리 81만명 확충

4. 혁신형 창업 촉진

5. 산업경쟁력 제고 및 신산업·서비스업 육성

6. 사회적경제 활성화

7. 지역일자리 창출

8. 비정규직 남용 방지 및 차별 없는 일터 조성

9. 근로여건 개선

10. 청년·여성·신중년 등 맞춤형 일자리 지원

현재, 이중 일부가 수정됐지만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은 굳건하다. 공공부문 81만개는 국민의 안전과 치안, 복지를 위해 서비스하는 공무원 일자리 17.4만개, 사회서비스 공공기관 일자리 34만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 및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 직접고용 30만개 등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공무원 증원에 따른 인건비 증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따른 효율성 감소 등에 대한 지적이다. 

올 2월, 김용기 아주대 국제학부 대우교수가 위원회 부위원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용기 부위원장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을 설계한 주인공이다.



9월 17일, 서울 광화문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사무실에서 김용기 부위원장을 만났다. 김용기 부위원장은 취임 8개월차의 소회에 대해 “일자리위원회는 모든 이해관계자와 정부가 모인 유일한 통합 회의체”라며 “특히 정부부처 관계자의 참여도가 높아 다양한 부처가 ‘일자리’를 중심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기 부위원장에게 위원회의 핵심 정책인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더불어 정부가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정책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물었다.  

일자리위원회 출범과 동시에 선보인 ‘5년 로드맵’의 현재 진행상황이 궁금하다 

지난 3년간 청년, 여성, 신중년 이 세 가지 ‘일자리 취약계층’에 집중했고 그 결과 고용률이 상승했다. 중위 임금소득의 3분의 2 미만인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빠르게 줄어 20% 이하를 차지했다. 

5년 로드맵 중 그대로 가져가는 대표적인 사업이 ‘공공부문 81만명’ 일자리 확보다. 새롭게 생긴 사업도 있다. 주로 지역에서 민간부문이 주도해 일자리를 확충하는 ‘산단대개조’, ‘상생형일자리’다. 이 두 가지는 위원회가 주관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산단대개조는 전국의 20년 이상 노후된 국가 산업단지의 빈 일자리를 메우는 사업이다. 국가 산단은 국내 제조업과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청년에게는 숙소와 교통비를 지원한다. 상생형일자리는 노사간, 지역주민과 기업체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게 핵심이다. 서비스업은 양극화가 심한 반면 제조업은 중산층 정도의 임금이 보장된다. 한국은 특히 제조업 일자리 비중이 높은 나라다. 다만 주민의 수용여부가 문제다. 또 대기업이 끊임없이 비용절감을 요구하지만 중소·중견기업 기업은 혁신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없다. 이 두 가지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심각한 문제다. 이를 해결하고자 한 게 이 두 사업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공부문 81만명 채용은 청년 특히 취약계층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사회서비스 부문 신규 채용에는 여성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 불행히도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처음에 정규직으로 시작하지 못하면 영원히 힘들다. 이 원인은 공공부문에 있다. 80년대에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정부의 효율화라는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논리를 내세웠다. 반면, 고령화로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공공서비스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공공부문의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전체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좋은 고용주로서의 기능을 하고자 한다. 

‘세금은 아이들의 미래의 통장에서 나오는 돈’이라는 말이 있다. 과도한 재정 투입이라는 비판도 많다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굉장히 많은 수의 임시 일용직이 있다.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임금이나 근로조건, 직업 안정성에 차별을 겪고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는 더욱 열악하다. 우리 생에 벌어지는 리스크를 사회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 또 남녀평등은 여성의 고용률이 높아져야 진정으로 이뤄진다. 피고용주가 고용주로부터, 자식이 부모로부터 해방돼 개인이 구속받지 않는 사회를 지향한다. 



일자리 창출에 민간부문의 참여도 필요하다. 독려하는 방법이 있나

공공부문과 민간이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민간은 과도한 위험을 지기 어렵다. 신기술 개발도 쉽지 않다. 개발한 기술을 상업화하는 것도 힘들다. 이렇게 기업의 초기 기술개발과 시장형성을 지원하는 게 국가예산이고 연구재단이다. 즉 공공은 민간이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번 상생형일자리에도 현대기아차가 참여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임금수준이 연평균 9000만원을 웃돌다보니 기업의 투자가 쉽지 않았다. 이 금액을 평균 3500만원으로 낮췄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가 어린이집을 만들어줘 근로자의 생활비를 낮췄다. 지자체는 주주로도 참여한다. 이 외에도 스마트 공장화 예산을 지원해 공장을 증설하고, 금융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민간에게만 맡기면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정부의 간섭을 막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것이다. 신산업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초기 모험 투자는 정부가 할 수 밖에 없다. 초기투자 후에 기업이 기술역량을 발전시키는 것까지 정부가 도와야 한다. 이를 무작정 폄하하는 건 경제성장이나 혁신에 도움이 안 된다.

투자성과는 어떻게 내나

물론 투자 성과가 100% 민간의 사적이익으로 가면 안 된다. 예를 들어, 풍력발전으로 어업권을 잃어버릴 지역주민이 이익을 나눠갖게 해야 한다. 또 초기투자과정에서 민간이 지역협동조합 형태의 투자자로 참여하도록 해서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정부가 최근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 세 개를 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전환에 대비하는 신기술 산업이다. 적응력을 필요로 하는 신산업은 청년에게 적합하다. 코로나19 확산의 비대면 시대에 전혀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다. 청년 중에서도 취약계층이나 인문사회계열에게 이들 분야의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실제 일자리도 만들어낼 수 있다. 허드렛일이라도 선후배 관계나 마감 능력 등이 하나한 소중한 경험이 된다. 



정부가 구직지원금도 여러 형태로 지급하고 있다. 이 정책의 실효성이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올해 추경을 통한 지원금 지원 한도는 올 12월까지다. 그런 점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얘기하는데 상당한 부분의 일자리를 내년 예산을 통해서도 계속 만들어낼 것이다. 일자리 자체가 지속가능할 수는 없다. 특히 민간은 더 그렇다. 고용행정통계를 보면 지속하는 일자리 비중은 50~60%가 채 안 된다. 일자리는 늘 소멸하고 새로 생긴다. 

개인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자리 정책이 있다면

노인 일자리 대책이다. 한국인의 중위연령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매년 85만명이 65세가 된다. 10년 후에는 인구의 절반이 50세 이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주된 사업장에서 평균 49.7세에 퇴직한다. 이 빈 곳을 정부가 재정지원으로 메워야 한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만 창출한다는 비판은 무지몽매한 의견인 것이다. 급격히 늘어나는 노인 인구만큼 일자리도 늘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상황이 어렵다. 정부만이 아니라 사회가 같이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지금은 다소 아쉽더라도 정부가 '일경험' 사업 등을 추진하며 취업난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 ‘스쿨투워크’(학교에서 진로·직업교육 강화, school to work)를 원활히 돕기 위해 민간이 더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한국기업은 애국심이나 청년에 대한 애정이 많다. 때문에 분위기를 잘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업도 스스로 고용훈련의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청년들에게 질 좋은 경험을 쌓게 해주길 바란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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