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업이 뜬다] "쓰레기 잘 버려도 알아주지 않는다? 우린 응원하고 보상 제공하죠"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공동대표

입력 2020-10-29 20:35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만 잘해도 포인트가 쌓인다. 우리가 매일 하는 활동 중에 하나인 쓰레기 버리기. 소셜벤처 오이스터에이블은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분리배출함과 모바일앱 ’오늘의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에 힘쓰는 사람들을 응원하고자 다양한 보상시스템을 제공한다. 적립된 포인트는 보상품으로 바꾸거나 기부를 통해 도시 숲을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자답하면서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배태관(36) 오이스터에이블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설립일 2016. 04. 04

주요사업 시민참여형 IoT 분리수거함과 모바일앱 ‘오늘의분리수거’로 다양한 보상시스템을 제공하는 스마트 IoT 분리수거 솔루션 운영. 서울시, 부산시, 화성시, 세종시 등 지자체와 매일유업, 서울우유, 롯데칠성음료, 이마트 등과 협업. 

비전 내일을 지키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오늘의 분리수거입니다.

성과 전국에 IoT 분리배출함 200여 대 설치, 분리수거율 68% 증대

사업 현황에 대해 소개해달라

“IoT 기반의 분리배출함과 모바일앱 ’오늘의 분리수거’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리수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하는 사람도 많은데, 개인적으로 하다 보니 잘 드러나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실천하며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응원하고자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가 집 근처나 주민센터에 설치된 IoT 분리배출함에 재활용 쓰레기를 넣으면 보상 포인트가 적립되고, 앱 내에서 우유·사이다·피자 등을 구입할 때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보상품은 모바일 쿠폰 교환권으로 제공하거나 택배로 배송한다. 현재 전국에 IoT 분리배출함 200여 대가 설치돼 있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300대에서 많게는 5000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건축설계 중에서도 환경건축을 전공했다. 사람들과 환경에 좋은 영향을 주는 시스템에 대해 많이 공부했는데, 도시 설비 등을 해결할 때 가장 큰 문제가 쓰레기였다. 폐기물과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IoT와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보상을 제공해 주면 쓰레기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창업을 하고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기존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었나

“간혹 있었다. 스마트 쓰레기통이 있었는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폐기물 비용 절감이나 운영을 도와주는 서비스에 그쳤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병 보증금 반환제도’도 있다. 기계나 장비 같은 경우 직접적으로 재활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서 많은 곳에 설치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사람들의 참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시스템이었다. 최대한 많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더욱 편안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저희 시스템을 만들게 됐다.”

분리수거 시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가 매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활용률은 80% 정도다. 이 비율은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재활용 선별장으로 가는 비율이다. 선별장은 공공과 민간 두 가지로 나뉘는데, 공공선별장으로 가는 쓰레기만 집계한 수치다. 실제로 재활용 선별장에 모인 쓰레기 중 20% 정도만 재활용이 되고 나머지 쓰레기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따라서 사람들의 참여가 굉장히 중요하다. 저희는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에 참여한 사람들의 행동을 기록하고 보상하는 일을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오늘의 분리수거’ 앱 가입자 수는 3만 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재미와 보람을 느끼면서 참여하고 있다. 추후에 분리배출함이 더 많은 곳에 설치되면 이용자 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분리배출함은 어디에 설치돼 있나

“아파트 단지와 주민센터에 설치돼 있다. 참여하고 있는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 송파구, 중랑구, 부산시, 화성시 등이 규모가 크고 서울 양천구나 성동구 등도 분리배출함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한다면

“사업 초기에 환경부와 함께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환경부에서 종이팩류 회수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종이팩류 회수율을 테스트했다. 종이팩류 회수율은 연평균 25.4%였는데, 서울 송파구는 0%로 재활용이 전혀 안 되고 있었다. 저희가 분리배출함을 설치하고 서비스를 진행한 결과 68%까지 회수율이 올라갔다. 또한 영등포 이마트의 경우 일반 분리수거함을 설치했을 때보다 저희 분리배출함을 설치했을 때 사용자 수가 37배 늘었고, 회수된 플라스틱 재활용품의 양은 28배 늘었다. 요즘은 페트나 캔, 기타 모든 품목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도 있나

“저희 서비스를 처음 사용자가 사용하는 모습을 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아이디어 단계에서 사람들이 과연 이 서비스를 쓸지 안 쓸지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처음 저희 시스템을 사용한 사용자들이 포인트를 받고 재미를 느끼는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는 지난해 부산시 지자체-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해 ‘칠성사이다 재활용 증진 캠페인’을 진행했던 일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아닌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로써 프로젝트를 지원해 줬다. 부산 사직구장, 부산 시민공원, 부산대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대형 칠성사이다 페트병 및 캔 형상의 IoT 분리수거함을 설치·운영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사업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스타트업이다 보니 과연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문자답하면서 길을 찾아가고 있다. 4년 정도 일을 해보니 어떤 환경단체나 훌륭한 장비, 멋진 시스템이 환경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환경문제는 모두가 참여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저희는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서포트할 것인가’를 늘 고민한다. 우리의 역할과 미션인 ‘환경을 지키는 모든 영웅들을 어떻게 서포트할 수 있을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업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이 일을 하고 나서 마트에 가면 ‘어마어마한 상품들이 다 팔리고 나면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가 나오지’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업들이 환경 분담금을 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기업들이 상품 자체에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고, 소비자들도 쓰레기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게 저희가 만든 보상 시스템의 한 부분이다. 분리배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더욱 지원하고 응원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채용 계획도 있나

“요즘 수요가 늘고 있어서 내부 인력만으로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다. 개발자, 마케팅, 운영 등 인력을 수시채용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채용 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대부분 스타트업이 그렇겠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이 있고 스스로 배우고 만들어가는 걸 선호한다. 또 소셜벤처다 보니 폐기물과 쓰레기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는 지원자면 좋겠다. 저희는 직함만 있고 직급이 없다. 약간의 포지션만 있기 때문에 정해진 역할을 하는 것보다 어떤 역할을 더 만들어야 하는지 찾는 분들을 좋아한다.”

오이스터에이블만의 특색 있는 직무가 있다면

“아직은 없지만 채용 계획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직무가 있다. 하나는 사회성과관리 직무로, 다른 스타트업과 비교하자면 데이터 사이언스나 데이터 관리를 하는 일과 비슷하다. 저희는 거기에서 좀 더 구체화시켜서 우리가 만든 데이터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성과를 만들 수 있는지 분석하고 예측하는 인력을 뽑으려고 한다. 다른 하나는 IoT 장비관리자다. 저희가 현장에서 IoT 제품을 설치하고 관리해보니 그냥 장비관리나 시설물관리와는 다르게 굉장히 많은 역량이 필요하다. IoT 장비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고 환경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장 담당자들과의 친화력도 필요하다. 향후에 자격증이 필요한 인력처럼 전문 인력으로 키우고 싶다. IoT 장비관리자가 다른 회사에는 없는 독특한 직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데이터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있다. 어떤 것인가

“기존 데이터는 쓰레기가 어디에 얼마큼 찼는지, 어떻게 관리하고 빨리 치울지에 머물렀다면, 저희가 발굴하고 찾아내고 가공하는 데이터는 어떤 지역에서 어떤 제품이 버려졌는지 등의 마케팅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개인정보가 제거된 데이터다. 특정 지역에서 어떤 제품이 많이 팔리고,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는지, 소비패턴 등 유의미한 마케팅·유통 데이터를 통해 기업은 탄소가 절감될 수 있는 배송 사이클을 운영할 수 있다.”

오이스터에이블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원래 공상가인 편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냈을 때는 ‘나의 재밌는 아이디어가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재미를 붙였다. 요즘에는 ‘그때 나의 생각이 자만심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내가 뭔가 바꾼다는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바꿀 수 있도록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미약하지만 작은 힘을 우리의 후손과 바로 우리의 내일에 보탠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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