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스타트업 성패는 CEO에 달려 있다?' 스타트업 흔드는 오너리스크

입력 2020-11-08 15:02   수정 2020-11-16 15:50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스타트업 역시 오너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학력 위조부터 도덕성 논란까지. 대기업에 비해 기업의 입지가 불안정한 스타트업은 오너리스크로 인한 충격이 기업 흥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이와 같은 오너리스크는 별도의 검증절차 없는 투자과정이 주 원인으로 나타났다. 

대표는 곧 기업의 얼굴, 스타트업 생태계 신뢰까지 떨어뜨리는 ‘오너리스크’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는 작년 학력 위조 논란에 휩싸였다. 고려대 중퇴, 미국 컬럼비아대학 졸업으로 알려졌던 그의 학력은 실제로 중앙대 중퇴 후 컬럼비아대 졸업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미국 딜로이트 본사 근무, 컬럼비아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졸업 경력 역시 허위로 나타났다. 

금융 핀테크 미드레이트의 이승행 대표 역시 학력 위조 논란 끝에 사퇴했다. 이러한 대표 개인의 이력을 제외하고도 범죄 이력, 도덕성을 철저하게 검증하기는 힘들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위워크’ 창업자인 애덤 노이만 전 대표 역시 재직 중 공금 횡령과 마약 중독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와 같은 스타트업의 오너리스크는 스타트업 시장이 커지며 신생 회사 대표에 대한 별도의 검증 절차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일반 채용 절차와는 다르게 경력 증명서와 이력서 등을 정확히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최근 투자 유치를 받았다고 답한 한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는 “투자 가능성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대표 자체가 브랜드가 된다. 일종의 몸집 불리기로 학력, 경력 등에 과장을 보태는 일들이 있는 것 같다”며 “일반 대기업과는 달리 혼자 사업을 꾸려 나가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생기는 대표들의 ‘허세’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스타트업 모 대표는 “데모데이나 IR를 참여해보면 투자를 결정할 때 객관적인 기준이 있다고 보기 힘든 것 같다. 대표의 깔끔한 PT능력 역시 대표가 가진 가능성의 근거가 될 수는 있지만 사람이 가진 사업에 대한 태도나 인간적인 면모를 고려해 투자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잘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말하는 바람직한 스타트업 ‘인증’ 단계는?

현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은 정부지원프로그램, VC투자기업, 개인 투자자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이들 역시 투자 시 대표자에 대한 검증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투자 단계에서 대표자에 대한 검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많은 투자자들은 팀 전체에 대한 역량 평가, 인터뷰 등을 통해 팀에 대한 검증을 하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이러한 학력이나 경력 위조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종종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이러한 위조의 유혹에 빠지곤 한다”며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풀리기가 일어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창업가들이 타깃으로 보고 있는 시장에서의 경험과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험적 전문성, 그리고 진정성 있는 기업가 정신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 역시 학력이나 경력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창업자의 경험과 능력을 더욱 더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초기 스타트업의 보육과 투자 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이동국 사무국장 역시 투자자로서의 오너리스크에 공감했다. 그는 “과거와는 달리 최근 창업기업들에 대한 다양한 혜택들이 주어지면서 생겨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2015년까지는 기업 대표들이 투자나 각종 보증 등을 받을 때 대표자의 연대보증제도가 존재했다. 하지만 창업 활성화를 위해 대표자들의 연대보증제도가 2016년도 이후 사라지면서 창업하는 대표들이 겪어야 하는 리스크들은 줄어들었다. 이러한 보증제도가 사라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를 줄이기 위한 장치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 국장은 “현재는 많은 창업지원프로그램으로 손쉽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장이 형성됐다.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질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도록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중점으로 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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