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꼰대가 상대하기 더 힘들어요” 꼰대로운 세상 속 대처법은?

입력 2020-12-23 19:17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진예은 대학생 기자] 최근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유진(25, 가명) 씨는 직장 상사 때문에 고민이 많다. 30대 초반인 상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김 씨에게 온갖 간섭이다. 초반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으니 고민 상담도 하고 편하게 대하라고 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말이 맞다’며 세세한 일까지 참견을 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사회적 위치에서 ‘대접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원인

통상적으로 쓰이던 ‘꼰대’는 4050 중년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나이가 어림에도 ‘자신의 말이 맞다’며 충고하며 가르치는 2030 ‘젊은 꼰대’가 화두가 됐다. 

사람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내에 젊은 꼰대가 있다’고 대답한 이는 전체 75.4%에 해당했다. 또한 응답자들은 젊은 꼰대들의 특징으로 ‘자신이 4050 꼰대와 다르다고 생각한다(52.1%)’를 꼽았다. 다음으로 ‘자신은 권위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38.5%)’,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34.8%)’, ‘후배의 입장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21.1%)’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직장인들이 내린 젊은 꼰대에 대한 정의는 본인은 꼰대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자기중심적인 조언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지닌 사람을 의미했다. 특히 젊은 꼰대는 사회적으로 혹은 나이가 별로 차이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서열을 정해 자신이 윗사람임을 정확히 하고자 하는 심리로 생겨난 신흥 꼰대인만큼 그에 대한 다양한 대처법도 공유되고 있었다. 

젊은 꼰대 단골멘트 “나니까 이런 조언 해주는 거지, 다른 곳 가면 욕 먹어”

신입사원 신지민(27,가명) 씨도 최근 서러운 일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신 씨는 업무 보고 중 실수를 했고 담당 팀장은 고쳐야 할 점을 따로 알려주고 괜찮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신 씨보다 2년 먼저 입사한 선배가 그를 따로 부른 것이다. 

신 씨는 선배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그는 “이런 식으로 하면 어딜 가서도 못 한다고 소리를 지르시는데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물론 업무상 일어난 실수에 대해서는 혼나도 괜찮았지만 모욕적인 말로 혼난 적은 없었다”며 당시의 서러움을 털어놨다. 업무 상 조언이 아닌 ‘혼남’만 있었던 상황을 겪고 난 신 씨는 “이게 말로만 듣던 젊은 꼰대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 현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의류 아르바이트를 했던 박지현(22, 가명) 씨 역시 30대 초반의 직원과 일했던 당시 이야기를 들려줬다. 첫 출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하나하나 배워가려던 박 씨는 직원에게 “이런 것도 안 배웠어? 곱게 자랐나보네”, “너 생각해서 알려주는 거야. 나중에 사회 나가면 욕 먹어”와 같은 지속적인 면박을 받아야 했다. 

박 씨는 “일하는 시간은 물론이고 밥 먹을 때도 계속해서 업무 관련 잔소리를 하는 바람에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며 “알려주려는 마음보다 ‘자신이 이만큼 안다’, ‘너를 위해 알려주겠다’는 등 본인이 우위에 선 것 마냥 가르치려드는 모습이 더 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대학에서는 더 흔한 ‘라떼는 말이야’

젊은 꼰대는 회사보다 더 작은 사회인 대학에서 더 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대학에서는 고학번을 ‘화석’이라고 부르며 나이 차이에 예민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나이 부심’을 부리는 젊은 꼰대들이 다수 있다는 증언이다. 현재 대학교 2학년인 이민정(21, 가명) 씨도 젊은 꼰대 선배를 본 적이 있다. 

이 씨는 “동아리 회식에서 술 한 잔을 다 마시지 않자 한 선배에게 밑잔 빼지 말라는 면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속되는 면박에 해당 선배에게 왜 술을 강요하냐고 물어보자 되레 본인이 언제 그랬냐며 꼰대 취급 하지 말라고 화를 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 선배는 주변인에게 자신이 꼰대 같냐며 물어보고 다니기도 했다. 이 씨는 “자신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 전형적인 젊은 꼰대였다”고 전했다. 

젊은 꼰대 대처법... ‘사이다’가 답일까

꼰대들에게 시달리는 후배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젊은 꼰대가 더 무섭다’고. 그렇다면 이들의 면박과 잔소리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취재에 응한 대학생들은 “‘‘산은 산이요, 바다는 바다로다’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진 씨는 “모든 갈등 해결의 열쇠는 대화라지만 가끔 정말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와 안 맞는다 생각하고 넘어갈 줄 아는 무던함이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제일 좋은 대처법은 젊은 꼰대가 꼰대짓을 안 하는 것”이라며 웃기도 했다. 

신지민 씨는 유튜브에서 본 방법을 소개했다. 설교를 들을 때 상대방의 말이 틀리더라도 따지거나 의문을 제기하기 보다는 활기차게 ‘네!’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우울하거나 주눅 든 모습을 보이지 않고 명랑하게 대답하는 것이 포인트다. 신 씨는 “실제로 많이 해봤는데 되레 당황하며 말을 끝마치는 모습을 많이 경험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반응에 당황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꼰대가 절대적인 악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살아온 생애와 환경이 다르고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꼰대’라는 말로 섣불리 대화를 차단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이 필요없을 것 같은 조언은 아끼고 진심 어린 대화를 시도해보자. 젊은 꼰대에 시달리는 모든 후배들이 자신만의 대처법을 찾아서 슬기롭게 살아가길 바란다.

subinn@hankyung.com

[사진 제공=진예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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