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최고 등급' 현대차,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입력 2013-01-08 18:20  

이 기사는 01월08일(16: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 나이스신용평가만 AAA 부여…다른 신평사, 추종 움직임 없어
- "공감하지만 신중한 접근 필요"…계열사 상향 요구 잇따를 듯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을 둘러싸고 국내 신용평가사 간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앞장서서 등급을 상향 조정했지만 다른 신평사는 별다른 조정 움직임이 없어서다.

대개 신평사 한 곳이 등급을 올리면 곧바로 다른 신평사가 뒤따라 등급을 올렸던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최고 수준인 AAA로 등급이 올랐지만 채권시장에서는 AA급으로 인정되는 애매한 상황을 맞고 있다.

◆한신평∙한기평 "아직은…"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의 등급을 당분간 상향 조정하지 않을 전망이다. 확고한 내수시장 지위와 글로벌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지만 한국 정부와 동일한 등급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14일 수시 평가를 통해 현대차의 회사채 등급을 AA+에서 AAA로 올렸다. 한 단계 조정이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등급 체계상 최상위일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포스코 SK텔레콤 KT에 이어 국내 기업(공기업 제외) 중 AAA를 보유한 네 번째 기업이 됐다. 2002년 SK텔레콤 이후 신규로 AAA를 받은 민간 기업은 없다.

최우석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생산량 확대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생산∙판매지역을 확대해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좋아졌다"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비해 한신평과 한기평은 현대차에 AAA를 부여하는 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AA+에 긍정적 등급전망을 달아 상향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으로 인해 오히려 사업이 둔화됐을 때 대응능력을 확인하지 못한 점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채권시장에서 현대차의 회사채 등급은 AA+에 머물러 있다. 복수의 신평사가 동일한 평가를 내려야 유효한 등급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일단 현대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까지 지금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현대차가 등급 평가를 새롭게 의뢰하면 신평사는 또 다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3월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관찰 요인은
현대차는 매출 증가가 계속된 가운데 영업수익성까지 좋아졌다. 창출하는 영업현금 규모도 확대됐다.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 규모(본사 기준)은 2008년 3조2000억원에서 2011년 6조2000억원으로 94% 증가했다. 철강 부품 완성차 할부금융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뤄 그룹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강화됐다.

다만 자동차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 단일 업종의 경기변동에 민감한 구조다. 완성차업체의 실적이 그룹 전체의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 본사 합산 기준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출 비중은 약 66%다. 환율 변동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내 인구의 감소 전망에 따라 내수시장에서 추가적인 양적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내수시장에서 외국 경쟁업체의 공략은 거세지고 있다. 2010년 이후 회복되고 있지만 주요 수출시장인 북미∙서유럽의 수요 부진은 여전하다.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수요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현대차에 긍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이후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과거에 비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대지진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일본 완성차업체의 반격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계열사 등급 향방은
시장 일각에서는 계열사들의 등급 상향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계열사들이 신평사에 현대차의 등급 상향으로 인한 신용도 개선 효과과 긍정적인 전망을 피력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신평사의 한 관계자는 "특히 부품 계열사들이 현대차의 매출 확대와 높아진 글로벌 경쟁력으로 큰 수혜를 입고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로서 누릴 수 있는 사업∙재무적 이점과 대외 신인도 강화 등은 이미 현재 갖고 있는 등급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언급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