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엉터리 컴퓨터 백신

입력 2013-01-16 17:20   수정 2013-01-16 21:48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지금과 같은 형태의 컴퓨터 바이러스가 본격 등장한 것은 1986년 파키스탄에서다. 형제 프로그래머가 만든 ‘브레인’이 그 주인공인데 플로피 디스켓을 통해 컴퓨터 부팅 섹터에 침입해 부팅에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널리 보급돼 있던 MS-DOS 운영체제에서 실행됐던 탓에 전 세계로 급속 확산됐다. 1988년에는 국내에서도 발견돼 바이러스 백신 개발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바이러스 피해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건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부터다. 디스켓을 통한 감염이 확산 속도가 느린 데 반해 인터넷은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서버에 침투할 경우 네트워크 내 모든 컴퓨터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피해가 커지자 바이러스 박멸 소프트웨어들이 앞다퉈 개발되기 시작했다. 안철수 연구소가 생긴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재미있는 건 국내에서는 모두 ‘백신’ 프로그램으로 부르지만 이는 외국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말이다. ‘앤티 바이러스(anti-virus) 소프트웨어’가 일반적 용어다. 유독 한국에서만 백신으로 불리는 것은 안철수 연구소의 ‘V1’ ‘V3’ 등이 백신(vaccine)의 ‘V’를 따온 데서 유래한다. 그래서 “안철수 씨가 세계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했다”는 말은 맞는 말일 수도, 틀린 말일 수도 있다.

국내에서 제작 유통 중인 백신 프로그램 10개 중 4개가 엉터리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성능 시험 결과가 나왔다. 악성코드나 스파이웨어 등을 전혀 또는 거의 잡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무료보다 유료 프로그램에 이런 가짜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사용기간을 자동 연장해 유료결제를 시키거나 본인 동의 없이 결제를 유도하는 프로그램들은 일단 돈만 노린 가짜일 가능성이 많다. 바이러스 백신이라는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실제는 그 자체로 바이러스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이들의 주된 먹잇감은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다. ‘바이러스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 치료하시겠습니까?’ 겁에 질린 ‘컴맹’들은 ‘예’를 누르기 십상이고 그러면 십중팔구 걸려들었다고 보면 된다. 그냥 엉터리면 그나마 다행이다. 치료는 고사하고 스파이웨어, 애드웨어 등 악성코드만 잔뜩 심어 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용자도 모르게 설치되는 데다 제거하기도 힘들어 보통 골칫거리가 아니다.

가짜 백신에 당하지 않으려면 검증된 제품 외에는 쳐다보지 않는 수밖에 없다. 공짜라고 아무 파일이나 다운로드하는 것도 자제하는 게 좋다. 그래도 영 이상하다 싶으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상책이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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