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7번방의 선물’ 바보연기 보다 빛난 앙상블의 힘

입력 2013-01-17 09:29  


[이정현 기자]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을 용서하겠습니다”

중년의 몸이지만 6살 지능을 가진 정신지체 장애인 용구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 예승에게 노란 세일러문 가방을 선물로 주고 싶다. ‘해피마트’에서 주차요원으로 일하며 받는 60만원 쥐꼬리 같은 월급으로 딸의 선물을 사주기는 쉽지 않다. 그나마 하나 남은 가방도 경찰청장이라는 높은 사람이 사갔다. “저건 예승이 가방인데…”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용구는 아이처럼 떼를 써 보지만 그를 이해해 주는 이는 없었다.

1월24일 개봉예정인 ‘7번방의 선물’은 정신지체 장애인 용구가 아동유괴 성추행 및 살인 누명을 쓴 채 교도소에 수감되고, 돌봐줄 이 없는 딸을 몰래 교도소에 들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다. 여기에 다 자란 딸 예승의 이야기가 액자형식으로 진행된다.

나치의 유태인 수용소에서 피어난 아들에 대한 아빠의 사랑을 그려냈던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숀 펜의 열연이 빛났던 ‘아이 엠 샘’이 떠오르는 ‘7번방의 선물’의 상황 설정은 신파로 포장되기 쉽고 일부 관객에겐 당황스럽게 다가갈 법 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관객의 눈물을 짜기 위한 장치로 가득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7번방의 선물’의 진짜 선물은 배우들에게서 온다.

정신지체 장애인 용구를 연기한 류승룡의 변신이 눈에 띈다. 그동안 ‘최종병기 활’에서 대륙의 강인함을 품은 전사,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능글능글한 카사노바, ‘광해’의 충신 등으로 수차례 옷을 갈아입었던 그는 ‘7번방의 선물’에서 바가지머리를 한 채 어눌한 모습으로 스크린을 채웠다.

“희화화하기 보다 동심으로 돌아가려 했다”는 류승룡의 말처럼 용구는 유치할지언정 몸개그를 펼치진 않는다. ‘바보연기’라기보다는 어린아이로 돌아갔다는 표현이 맞다. ‘7번방의 선물’은 상당히 많은 코믹 포인트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용구에게서 출발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 관객을 폭소케 한 것, 그리고 관객의 눈물을 자아낸 것은 배우 사이의 앙상블에서 왔다.

7번방을 채웠던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김기천의 어우러진 모습이 좋다. 용구의 딸 어린 예승을 연기한 갈소원의 매력이 인상적이다. ‘7번방의 선물’ 속 조연 배우들은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감초로서 이야기에 활력을 주다 때로는 용구와 예승의 감정을 위해 뒤로 빠진다. 또 원톱 주연이지만 혼자 튀기보다 조화를 우선시한 류승룡의 모습도 앙상블에 일조했다. 작은 역할이지만 존재감을 발한 정진영과 박신혜도 빼놓을 수 없다.


전작인 영화 ‘각설탕’과 ‘챔프’를 통해 관객의 눈물을 자아냈던 이환경 감독은 “7살 딸을 둔 아빠가 형사들에게 연행당하는 장면”을 출발점으로 삼아 아빠와 딸의 감정을 따뜻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녹였다.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용구의 모습과 그런 아빠의 모습을 20년 넘게 기억하고 결국 그의 억울함을 벗겨낸 딸 예승의 모습은 뭉클하다.

당초 크리스마스를 겨냥하고 제작했지만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1달여 늦게 개봉하게 됐다. 때문에 극중 상황이 크리스마스 관련 내용이 자주 눈에 띈다. 갈소원이 연기한 딸의 이름 예승은 이환경 감독의 실제 딸 이름이다. 1월24일 개봉. 러닝타임 127분. 15세 관람가.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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