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테한 세계여행 (8)] 팔렌케 투어, 마야 유적을 찾아서

입력 2013-01-17 15:33  


[글 정민아 / 사진 오재철] 교통이 잘 발달된 곳을 여행할 때는 쉽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을 여행할 때는 한국에서 헐값에 팔고 온 낡은 우리 차가 유난히 그리울 때가 있다. 산 크리스토발에서 빨렌께 유적지를 가기 위해선 자동차로 4시간 이상이 걸린다 하여 우리는 여행사를 통한 셔틀 투어를 신청했다. 우리나라에서야 4~5시간 걸린다 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먼 거리지만, 이 곳에서 왕복 8시간은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짧은 여행코스에 속한다.


새벽 6시, 부시시 일어나 눈곱만 겨우 떼고 미리 예약해 두었던 빨렌께로 향하는 셔틀에 올랐다.헉! 창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 작은 봉고차에 15명(정원)이 꽉 찼다. 이렇게 숨막힐 듯 끼인 채 꼬불꼬불한 산길을 4시간을 넘게 달려가야 하는 것이다. 몇 번의 장거리 이동으로 ‘먼 길 떠날 땐 그저 눈 딱 감고 자는 게 최고’라는 걸 깨달은 우리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사람들 틈에 낀 와중에도 최대한 편한 자세를 잡고 눈을 붙였다. 눈은 감고 있었지만,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는 꼬불꼬불한 산길의 위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휴, 숨 막히고 답답해서 도저히 못참겠다!’ 싶을 때쯤 첫 번째 목적지인 ‘아구아 아술’에 도착했다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구아 아술로 들어가는 입구는 마치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처럼 도토리묵, 파전 등을 팔…….리는 없고, 이런 저런 마야 기념품과 멕시코식 전통 음식을 팔고 있었다. 상점들을 지나자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오고 드디어 아구아 아술의 실체를 만날 수 있었다. ‘아구아 아술(Agua Azul)’, 스페인어로 ‘푸른 물’이라는 지명답게 맑고 푸르른 계곡물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시간이 좀 더 주어졌다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셔틀 버스가 빵빵거리며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쉽게 뒤돌아서야 했다.




15명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 꽉꽉 끼인 채 셔틀을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 두 번째 목적지는 ‘미솔아’라는 곳이었다. 사전 정보 전혀 없이 이번 셔틀 투어에 껴있어서 가게 됐지만, 기대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곳이었다. ‘미솔아(Misol-Ha)’, 해석하면 ‘흐르는 물줄기’란 뜻인데, 지금까지 내가 알던 폭포가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이었다면, 미솔아에서는 물줄기 안쪽으로 뚫린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 폭포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었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 곳 역시 좀 더 느긋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신선놀음을 하고 싶었지만,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팔렌케’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이동해야만 했다.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인 ‘팔렌케(Palenque)’. 평소 고대 유적에 큰 관심이 없던 나(나디아)였지만 800년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정글 속에 숨어 있었다던 마야의 유적 팔렌케를 만나러 가는 길엔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다. 입장권을 끊고, 마치 정글 탐험을 하듯 울창한 밀림을 지나자 짙푸른 녹색의 잔디 위 웅장한 고대 궁전이 나타났다. “우와!” 첫째로 넓은 대지 위 높다랗게 솟아있는 고대 건물의 규모에 한 번 놀라고, “우와!” 둘째로 직접 올라가서 보니 생각보다 정교하게 나뉘어진 건물 구조에 또 한 번 놀랐다. 이 곳을 처음 발견한 사람의 느낌은 어땠을까?



[나.테한 여행 Tip]
멕시코의 팔렌케는 과테말라의 띠깔, 온두라스의 꼬빤과 함께 마야 문명을 대표하는 3대 유적지 중 하나로, 6~9세기에 예술과 종교, 천문학의 번성기를 누렸다
.


아차! 이렇게 정신 놓고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셔틀은 우리를 2시간 밖에 기다려주지 않는다 했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많이 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이래서 한 군데를 느긋하게 바라보는 걸 좋아하는 우리는 셔틀 투어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팔렌케는 교통 편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다른 선택이 없었었다. 온전히 하루를 다 둘러보아도 모자를 것 같은 팔렌케를 2시간 만에 정복(?)하고,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깜빡 잠이 들었다가 한국에서 이미 팔고 온 낡은 우리차를 타고 신나게 드라이브를 하는 꿈을 꾸었다. 그러나 실상은? 새벽같이 일어나 오늘 하루 부지런히 돌아다니느라 피로에, 땀에 쩌들어 쉰내나는 관광객들 사이에 찌그러져 앉아 있는 나. 흔들리는 산길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하나된 채 4시간을 넘게 달려 밤 10시가 다 된 시간, 반가운 산 크리스토발로 돌아왔다.


물론 여행을 하다 보면 고생 하나없이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는 노릇이지만, 왕복 8시간을 넘게 털털거리는 봉고차를 타고 옆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며 이동하다보니 오늘은 정말이지 한국에서 팔고온 자동차 생각이 많이 났다. 그나마 아구아 아술, 미솔아, 팔렌케 등 목적지 세 군데가 모두 알차고 멋있었으니 다행이었지만, 혹시 팔렌케 투어를 생각하고 있다면, 일일투어가 아닌 좀 더 여유로운 투어를 이용하길 추천한다.


[나테한 세계여행]은 ‘나디아(정민아)’와 ‘테츠(오재철)’가 함께 떠나는 느리고 여유로운 세계여행 이야기입니다. (협찬 / 오라클피부과, 대광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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