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네파 인수한 김병주 회장 ‘MBK 스타일’ 바꿨나

입력 2013-01-17 18:23   수정 2013-01-17 21:11

이 기사는 01월16일(17:4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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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STX그룹이 산업은행에 1조원 규모의 패키지 딜을 제안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STX중공업, STX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과 STX팬오션이 보유한 선박을 포함해 환금성이 있는 자산을 패키지로 내놓을 테니 산업은행이 STX그룹과 각각 5000억원씩 투자해 1조원짜리 펀드를 만들어 이를 매입하자고 제안했다.

아쉽게도 강 회장의 제안은 무산됐지만 당시 STX그룹 패키지 딜과 관련해 숨겨졌던 사실이 하나 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개입돼 있었던 것이다. MBK는 산은PEF와 손잡고, 역으로 STX그룹에 STX중공업, STX에너지 등의 경영권을 사겠다고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MBK의 등장은 여러모로 예상 밖이었다. MBK는 주로 금융, 미디어 등에 투자해 온 데다 투자 기업들 대부분이 업계 1~2위로 시장 지배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업체들이었다. C&M, HK저축은행, 웅진코웨이, KT렌탈 등이 MBK가 투자한 국내 회사들이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MBK가 STX 계열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의외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TX에너지가 발전 및 자원 개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MBK의 제안은 강 회장이 계열사 경영권을 내놓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열매를 맺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 STX패키지 딜에 참여했던 핵심 관계자는 “MBK는 경영권을 사고 파는 바이아웃을 주로 하는 곳인데 비해 산은PEF는 주요 지분 투자에 주력한다는 차이점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MBK의 공격적인 면모는 요즘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이슈’로 꼽힌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네파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한 것도 업계에선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네파는 아웃도어 브랜드 시장에서 5~6위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네파의 지난해 매출 성장율이 전년 대비 60%에 달하는 등 성장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올 들어 재고율이 높아져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MBK가 바이아웃 전문 운용사인 데다 펀드 규모가 커진다는 점을 가정하면 시장 1~2위만 골라 투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BK의 달라진 모습은 펀드 모집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직접 나서 국내 LP(펀드 출자자)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MBK가 기존에도 국내 연기금들로부터 자금을 일부 받긴 했지만 주로 해외 LP들로 펀드를 구성해왔다”며 “올해는 예전과 달리 해외에서의 펀드 모집이 목표액의 절반을 밑돌아 국내 LP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MBK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올해 펀드 레이징 목표액을 4조원 규모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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