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성장이 두려운 '피터팬 신드롬'

입력 2013-01-18 10:49  


피터팬(Peter Pan)은 어릴 적에 부모를 잃은 피터팬이 요정 팅커벨, 웬디 등과 함께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나라 네버랜드(Neverland)로의 여행을 그린 동화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제임스 매튜 배리가 1902년 발표한 성인소설 ≪‘작은 하얀 새’≫ 일부에 담긴 피터팬 이야기를 크리스마스 아동극으로 무대에 올렸고, 공연 내용을 다시 동화로 만들어 1911년 ‘피터팬’을 출간했다. 피터팬은 어린이들에게 환상의 꿈을 펼쳐주고, 상상의 나래를 달아준 대표적 작품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댄 카일 리가 1983년 지어낸 용어인 ‘피터팬 신드롬(Peter Pan syndrome·피터팬 증후군)’은 나이나 육체적으로는 이미 성인이 됐지만 정신이나 행동은 여전히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현상을 말한다. ‘내가 열한 살이었을 때, 세상이 아름다운 줄만 알았어. 이대로 멈춰 버렸으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 없었어…. 하지만 난 조금씩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갔네…. 난 그냥 여기 있을래, 이곳은 나의 네버랜드.’ 남성 3인조 그룹 E9이 부른 ‘피터팬 증후군’은 어린아이로만 머물고 싶은 인간 본능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피터팬 신드롬은 성장하는 것이 두려운, 바꿔 말하면 언제까지나 보호받고 싶은 인간 심리의 반영이다. 성인이 되고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하는 이른바 ‘마마보이’, 자립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부모의 품으로만 파고드는 ‘캥거루족’은 피터팬 신드롬의 전형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1960, 1970년대 정부 주도형 경제개발시대에 급성장한 기업들이 겉으로는 자율화나 규제완화를 외치면서 정작 고비를 맞을 때마다 정부의 보호막을 요구하는 것은 피터팬 신드롬의 또 다른 형태다.

최근엔 중소기업들의 피터팬 신드롬이 도마에 올랐다.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면 정부의 각종 지원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 중소기업들이 자본금, 상시 근로자 등 중견기업 요건을 고의로 맞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보호를 받으려고 대기업으로 크는 것을 포기하는 셈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성장은 기쁜 일이다. 사람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지식·지혜가 늘어나고, 이해심이 커지는 것은 성장의 결과다. 이익이 증가하고 근로자가 늘어나는 것 역시 기업이 성장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하지만 성장은 고비마다 진통이 뒤따른다. 성장이 때론 독립을 의미하고, 때론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지적 성장을 위해 잠이나 게임의 유혹을 견뎌야 하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치열한 취업전선도 뚫어야 한다.

기업도 위험을 감수한 투자나 기술개발이 없으면 성장은 한순간에 멈춘다. 끊임없이 진행형인 성장에 대한 불안감을 기대나 자신감으로 바꿔야 가슴 한쪽에 자리잡은 ‘피터팬’이 슬그머니 둥지를 옮긴다. 피터팬이 여행한 동화 속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 땅(네버랜드)’이다. 4, 5면에서 피터팬 신드롬 현황과 심리학적 요인들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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