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박사 "올라가야 한다는 '登山심리' 가 불행의 근원"

입력 2013-01-23 17:11   수정 2013-01-24 06:32

'스타'정신과의사서'산골 전도사'로 변신한 이시형 박사

에세이 '다르게 살아야한다' 출간
자연의학 캠프 설립…5년간 촌장



‘스타’ 신경정신과 의사에서 ‘산골 전도사’로 변신한 이시형 박사(79·사진). 그는 15세 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열세 식구의 가장 노릇을 했다. 의사가 된 뒤엔 앞만 보고 달려 국내 정신의학계의 권위자가 됐다. 그런데 몸에 이상이 왔다. 46세 때였다. 무릎에는 퇴행성 관절염이 와 지팡이 신세를 졌고 앉지도 못할 만큼 허리 디스크가 심했다.

의사는 수술을 권했지만 다른 길을 택했다. 약을 끊고 생활습관을 개선해 ‘방어체력’을 기르기로 했다. 20년간 산을 다녔고 산은 건강해진 그의 ‘종교’가 됐다. 10년 전 강원도 홍천 산골에 터를 잡은 데 이어 2007년 자연의학 캠프를 마련했다. ‘힐리언스 선마을’이다.

그가 산골 생활 에세이《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이지북)를 23일 펴냈다. ‘산 예찬론’이다. 선마을 ‘촌장’으로 지내면서 틈틈이 적은 에세이들을 묶었다. 이날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책의 주제는 ‘슬로우 앤 심플’”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천천히, 단출하게 살자는 얘기다.

“‘한강의 기적’은 한강이 아니라 산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인재는 아무 데서나 나오는 게 아닙니다. 산수경관이 좋은 데라야 인물이 나오죠. 공기가 맑아야 하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영적인 휴식과 자극을 산으로부터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산에서 너무 멀어졌죠.”

그는 등산 대신 ‘입산’이라는 말을 썼다. 산은 오르는 게 아니라 어머니 품에 안기듯 ‘들어가는 것’이란 의미다. 주말이면 경주하듯 일렬로 올라갔다가 급히 내려와 먹고 마시는 건 진정한 산행이 아니라고도 했다. “산행의 순간순간을 모두 느껴야 한다”며 ‘하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내려오는 걸 나쁜 의미로만 생각해요. 급하게 하산하면서 올라갈 때보다 많이 다치죠.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건 올라가야 한다는 ‘등산 심리’에 젖어 있기 때문이에요.”

현대인에게 휴식이 절실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몸살이 자주 오는 건 몸의 1차 경고요, 장염·구내염·피부염 등 각종 염증이 찾아 오는 게 2차 경고다. 몸이 보내는 이 신호를 무시하면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결국 암으로 이어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홍천 선마을에는 ‘산의 철학’이 스며 있다. TV, 라디오, 인터넷, 휴대폰을 하나도 쓸 수 없는 건 물론 냉장고마저 없다. 자연에서 난 것을 바로 먹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병을 고치려고 오래 머무는 사람도 있지만 도시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짧게 머물다 가는 사람도 많다. 2박3일 동안 산과 함께하는 명상 습관, 자연친화적 식습관 등을 들여 돌아간다.

“짭쪼름한 깍두기 두 조각만 먹어도 우리에게 필요한 소금은 다 섭취합니다. 선마을에는 ‘반찬’이라는 게 없습니다. 간을 맞추느라 짜게 만든 ‘찬’이 아니라 싱거운 ‘음식’들을 골고루 먹죠. 한입에 서른 번 이상 씹고 한 끼를 30분 이상 먹는 것도 중요한 습관입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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