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문학작품 25권에 숨겨진 미국의 참모습

입력 2013-01-24 16:48   수정 2013-01-24 21:53

18~20세기 작품 골라 초기 미국·미국인 원형 살펴
'프랭클린…' 아메리칸드림 상징…'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적 꿈의 변질 표상

미국을 만든 책 25
토마스 C. 포스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492쪽 / 1만7000원




미국은 중요한 나라다. 그 위대함에 매료되든 흉포함에 치를 떨든, 미국을 바라보는 자세는 관심의 표현이다. 그러나 친미든 반미든 정치적인 꺼풀을 벗겨내고 보면, 우리는 미국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의외로 혹은 당연하게도 미국은 알기 쉽지 않은 나라다. 광활한 땅에 기후와 지리, 식생이 다양하고 사람들의 기질도 지역마다 다르다. 미국인들도 미국을 모를 정도다. 자신이 태어난 주와 그 주변을 맴도는 게 보통이다.

토마스 C. 포스터 미시간대 영문과 교수의 《미국을 만든 책 25》는 그래서 제목부터 솔깃하다. 25권의 책으로 미국을 알려준다고? 그럴 수만 있다면 수지맞는 장사다. 포스터 교수는 이 책에서 18~20세기 미국 문학 작품 25권을 골라 ‘초기’ 미국과 미국인의 원형을 구현하려 시도한다. 25개의 조각으로 그가 생각하는 그림의 퍼즐을 완성하려는 것이다. 겨우 25개로 가능할까 싶지만 그 조각들은 매우 크고 깊다.

그가 고른 책은 주장이 강한 것을 제외한 문학 작품들이다. ‘미국(인)의 국민적 특성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또 미국인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며 사는 사람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작품’이 선정 기준이다. 문학은 이념과 이론이 현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게 해주므로 나름 합리적이다. ‘미국인, 미국인의 역사, 능력, 가치, 관심사, 원칙을 보여주는 작품’도 선정 기준으로 작용했다. 그렇게 고른 책들은 ‘미국 문학을 만든 책’이기도 하다. ‘프랭클린 자서전’ ‘주홍 글자’ ‘월든’ ‘풀잎’ ‘허클베리핀의 모험’ ‘위대한 개츠비’ ‘분노의 포도’ 등 대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품들이 그렇게 해서 골라졌다.

저자는 가난한 비누공장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건국의 아버지’로 올라선 벤저민 프랭클린이 자신의 신화를 미국에 적용해 미국인의 특성을 확립하려 했다고 분석한다. 그는 개인의 발전을 극대화시키는 사회를 원했다. 개인을 향상시켜 사회를 향상시키자는 게 그의 자서전의 주제였고, 이를 위해 가장 효율적인 태도는 ‘실용주의’였다. 프랭클린은 아메리칸 드림의 원형이다.

‘월든’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소로의 사상을 ‘사회로부터 떨어져 나와 황무지를 개간하고 무책임한 공동체를 만들어라’로 해석하는 것만큼 위험한 오독(誤讀)은 없다고 말한다. ‘고상한 사람들의 마을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고상한 마을’을 만들자는 게 소로의 사상이라는 것. 개인들이 자유롭게 접촉함으로써 공동체의 지혜를 작동시키는 마을이다. 저자는 “개인이 사회 발전의 핵심”이라는 게 소로의 논지였다며 소로를 외톨이 고독자가 아닌 사회적 동물의 위치로 돌려놓는다.

이 밖에도 그는 ‘모히칸족의 최후’의 주인공 내피 범포에서 게리 쿠퍼, 존 웨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로 이어지는 미국식 영웅주의를 읽고, 월트 휘트먼의 시 ‘풀잎’에서 현대의 ‘스위트 홈 앨라배마’로 나타나는 ‘원지성(原地性·그 땅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뜻)’을 설명한다.

저자는 마녀사냥의 분위기가 가득한 ‘주홍 글자’나 미국적 꿈의 변질을 표상하는 ‘위대한 개츠비’ 등의 작품도 소개하고 있지만, 주로 미국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싶어 하는 듯하다. 이렇게 그려진 미국과 미국인은 근면하고 성실하며 불의를 교정하고 미래를 낙관하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은 분명 미국의 특성 중 하나이고, 독자들은 이를 통해 몰랐던 미국의 원형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현재 모습이 어떤지 생각해보면 미국식 이상의 몰락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 소유진 남편, 연대 나왔는데 17억 빚 떠안고…

▶ '개콘' 김대희, 족발집 '몰빵' 한달 챙기는 돈이

▶ 박신양이 자랑한 '7천만원대' 신혼집 보니

▶ 20대男 "부킹女와 모텔 갔지만…" 대반전

▶ 완벽 미모女 "남편이 시도 때도 없이…"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