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학교'의 히어로, 김우빈·이종석 "존재감 없었던 남순이, 우리들 학창시절 모습"

입력 2013-01-30 17:00   수정 2013-05-13 13:45

24세 동갑내기 모델 출신…미니시리즈 첫 주연 공통점


교내 폭력과 교권 추락, 과당 경쟁 등으로 얼룩진 학교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호평을 얻은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이하 ‘학교’)이 지난 28일 시청률 15%로 막을 내렸다. 10대 위주 드라마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기를 얻은 것은 모두의 성장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별다른 생각 없이 약한 영우(김창환)를 괴롭히던 ‘일진’ 지훈(지훈)과 이경(이이경)은 영우에게 사과했고, 교실에 정착하지 못한 채 밖으로만 맴돌던 정호(곽정욱)는 생계 문제 때문에 학교로 돌아오진 못했지만 ‘강쌤’(최다니엘)에게 “나쁘게는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달라진 건 아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인재(장나라)는 수없이 좌절하며 아이들의 손을 놓고 싶은 순간을 마주하지만 결국 정호를 끝까지 기다리는 교사로 남았고, 오로지 성적 올리기에만 신경쓰던 ‘강쌤’은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런 성장 드라마의 중심에는 남순(이종석)과 흥수(김우빈)의 애틋한 우정이 있다. 흥수가 자신의 꿈을 실수로 망가뜨린 남순을 용서하고 화해하기까지 두 사람의 관계는 마음은 있지만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멜로 드라마를 연상시켰다.

극중 남순은 존재감 없이 조용하게 생활하는 ‘꼴찌’였다가 우연히 학급에서 ‘바지 회장’을 맡으며 좌충우돌하게 되는 인물이고, 흥수는 학교를 다섯 번이나 옮겨다닌 유급 전학생이다. 남순과 흥수를 연기한 이종석과 김우빈은 24세의 모델 출신 연기자로 이번에 첫 주역을 해냈다.

촬영 현장에서 그들을 만난 건 오후 7시.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촬영이 꼬박 12시간을 채우고 난 뒤였다.

정면 촬영이 어려울 정도로 눈은 충혈되고 목소리는 잠겨 있었지만, 그 속에서 남순과 흥수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았다.

저녁 식사도 미룬 채 “요즘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죽겠다”며 인터뷰를 더 길게 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이종석은 그 순간 남순이처럼 맑은 미소를 보였고, 저음의 목소리로 천천히 또박또박 대답을 이어나가는 김우빈은 흥수처럼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남순이 캐릭터가 분명하지 않아 수시로 편집실에 들러 모니터링을 했다는 이종석은 2회에서 ‘풀꽃’이라는 시를 읊는 장면을 촬영하며 남순이와 친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 남순이를 대하는 게 굉장히 편해졌어요. 남순이는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어른스러운 친구더라고요. 본인도 정호처럼 지낸 시절이 있었으니까 정호를 그냥 다 이해해주고, 오지랖도 정말 넓어서 가볍게 얘기를 툭 던져도 상대방에게 큰 영향을 줘요.”

김우빈은 상대적으로 캐릭터를 연구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흥수의 일대기를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흥수가 지닌 아픔에 중점을 두고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만들어갔어요 ”

남순과 흥수처럼 극적인 사건을 겪진 않았겠지만 여느 고등학생들처럼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을 이종석과 김우빈은 학창 시절에 어떤 아이였을까. 이종석은 “2학년 2반에서 가장 존재감 없는 인물”에 비유했고, 김우빈은 “그나마 남순이랑 비슷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집에 있는 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무기력한 면은 남순이와 많이 닮았지만, 그냥 조용한 아이에 더 가까웠어요.”(이종석) “친구들, 선생님들을 좋아했어요. 딱히 2반의 누구를 꼽긴 어려운데, 그나마 남순이랑 비슷했던 것 같아요. 발랄하지만 모범생은 아니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만 친한 친구는 따로 있고.”(김우빈)

2개월 동안 캐릭터를 연구하며 정이 들었고 그래서 이젠 보내기 싫다고 말하는 이종석에게 물었다. “남순이에게 흥수란?” “거창하게 설명할 것 없이 아버지이자 가족인 것 같아요.” 이번에는 김우빈에게 물었다. “흥수에게 남순이란?” “약간 과장해서 얘기하면 흥수가 살아가는 이유? 그만큼 흥수에게 남순이는 없으면 안 되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없어지니까 막 살게 됐던 거죠.” ‘학교’는 끝났지만 서로 마주앉아 라면을 먹던 남순이와 흥수의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글=이가온 텐아시아 기자 thirteen@tenasia.co.kr

사진=이진혁 텐아시아 기자 eleve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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