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이름 앞에 '정주영' 새겨…고객들 '정주영 부장'이라 불러
영업비결은 '동일한 조건' 판매…누가 사든지 똑같은 가격·서비스

정 부장은 지난해 360대의 기아차를 팔았다. 하루에 한 대씩 판 셈이다. 지난해까지 총 판매량은 3187대에 이른다. 지난 29일 망우전시장에서 인터뷰를 할 때도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인터뷰를 중간 중간 멈춰야 했다. 정 부장은 이날도 준중형 세단 K3와 봉고 등 두 대를 계약했다. “1999년 처음 영업을 시작할 때 첫 3개월 동안 딱 한 대 팔았습니다. 이를 악물었습니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고 한 시간 늦게 퇴근하며 전단지를 돌렸습니다. 경쟁이 덜 심한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매일같이 주민분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죠.”
두어 달마다 구두굽을 갈아가며 뛰어다니자 판매량이 조금씩 늘어났고 결국 2005년엔 1위가 됐습니다. 8년째 1위를 차지한 비결을 묻자 “항상 똑같은 기준으로 차를 팔기 때문”이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차를 살 때 사전에 많이 알아본 고객, 바쁜 직장 생활에 영업사원을 믿고 구매하는 고객 모두에게 똑같이 대한다는 것이다. “두 남자에게 차를 따로 팔았는데, 알고 보니 형제였다고 가정해봅시다. 동일한 조건으로 팔지 않았다면 한 사람은 기분이 상할 것이며, 결국 두 사람 모두 나를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눈 감고 골라가도 되게끔’ 동일한 조건으로 팔기 때문에 신뢰가 쌓였다는 설명이다.
정 부장은 ‘평등 원칙’ 덕분에 고객들이 다른 지인을 소개하는 일이 늘었고 현재 정 부장이 관리하는 고객 명단만 8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고객들을 상대하며 하루 1~2대의 차를 출고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는 “계약부터 출고까지 모두 매뉴얼화 했기 때문에 한 해에 100대 팔 때와 300대 팔 때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정 부장처럼 고졸신화를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고졸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인맥이나 학력 부문에서 부족한 만큼 남들보다 일찍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2배, 3배 노력하면 오히려 대졸 사원들보다 더 큰 성과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부장에게 꿈을 묻자 그는 자신의 명함을 보여줬다. 명함에 ‘정주영(정송주)’이라고 인쇄돼 있었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존경해서 3년 전부터 이렇게 이름을 새겼다고 말했다. 고객들도 ‘정송주 부장’보다 ‘정주영 부장’을 찾는 일이 더 잦다고 한다. “제 좌우명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입니다. 저도 회장님처럼 한 분야에서 전설이 되고 싶습니다. 8년 연속 판매왕 타이틀은 얻었지만 아직 전설이 되기엔 부족한 것 같아요. 10년 이상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웃음)”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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