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50% '어닝 쇼크'…경기민감株 '환율폭탄'

상장사 절반이 지난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증시 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지속으로 올 1분기 경기민감주(株)의 실적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주요 상장사 37곳 중 19곳(51%)이 당초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어닝 쇼크'로 부진했다. 

일부 수출 기업들은 '환율 폭탄' 여파로 실적 전망 역시 요동치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SDI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85억원 수준이었으나 실제 이익은 예상 대비 98% 낮은 7억원에 불과했다.

대한항공과 녹십자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4억원과 51억원 정도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정밀화학은 시장 기대치보다 85% 낮은 영업이익을 발표한데 이어 S-Oil(-79%), KT(-74%), LS산전(-65%), LG이노텍(-64%), SK이노베이션(-60%), 풍산(-55%), LG전자(-48%), 기아차(-42%), SK하이닉스(-38%)도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주요 기업들의 이러한 어닝쇼크는 환율 악재와 더불어 1분기 이익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고 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주 전보다 2% 이상 하락했다. 디스플레이 업종의 전망치는 52%나 급감했다. 철강금속(-15%), 화학(-12%) 업종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S-Oil 등 경기 민감주들은 원화 강세 및 엔화 약세로 이익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 당분간 이익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당분간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종목들에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수헌 SK증권 연구원은 "정유 상업서비스 미디어 보험 통신서비스 업종은 1분기 이익 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이들 업종은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며 주가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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