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자 출신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 소설가 데뷔

입력 2013-02-06 17:09   수정 2013-02-07 06:02

8개 단편 담은 '무국적 요리' 펴내

서울대 나와 스위스서 공학박사…5장 앨범 성공…'음유시인' 별명



“그동안 창작의 통로는 2년에 한 번씩 내는 음반이었어요. 그런데 노래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없었어요. 가사는 함축·상징적이어서 다양한 주제를 담는데 한계가 있어요. 이런 문제를 소설이란 통로를 통해 해결한 기분입니다.”

공학박사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한 루시드폴(본명 조윤석·38·사진)이 첫 번째 소설집 《무국적 요리》(나무나무)를 내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가사를 통해 문학적 재능을 보여준 그가 이제는 소설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것. ‘가요계의 음유 시인’ 루시드폴의 소설은 어떨까. 목욕탕에 간 노동자, 어릴 때 마셨던 물맛에 집착하는 예민한 남자, 소년 소녀의 사랑 등 다양한 소재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버무린 8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물론 직업 작가가 아닌 탓에 소설적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의 독특한 서사와 분위기는 독자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이제 그의 직업을 뭐라 해야할까.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화학자다. 2007년엔 스위스 화학회 고분자과학부문 최우수논문발표상도 받았다. 동시에 가수이기도하다. 1998년 밴드 ‘미선이’로 데뷔한 그는 루시드폴의 이름으로 ‘오, 사랑’ ‘국경의 밤’ ‘레 미제라블’ 등 5장의 정규 앨범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그런 그가 이제는 작가라는 이름까지 얻게 됐다.

소설들은 주로 그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괴기스런 소설 ‘탕’은 루시드폴 자신이 최근 경험한 일을 토대로 썼다. “조그만 목욕탕을 갔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하기 힘든 할아버지가 제게 다가와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계속 중얼거렸어요. 다른 데로 피해도 졸졸 따라왔는데, 그때 느낀 공포가 굉장히 낯설었어요. 그대로 뛰어나와 버렸죠. 그런데 한편으론 ‘만약 그 목욕탕에 불이 났다면’하는 생각, 할아버지가 제 수호천사일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죠. 이 경험을 토대로 사회적인 배경과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그는 “사실 아직도 책을 펼쳐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책으로 막상 나오니 자신의 글 같지 않은 낯섦 때문에 읽기가 쉽지 않더라는 것. 친한 친구인 가수 김동률 씨의 격려 덕분에 이제는 ‘뒤에서부터’ 조금씩 보고 있다고 했다.

소설뿐 아니라 시도 꾸준히 쓰고 있는 그는 “정말 내고 싶은 책은 시집”이라며 또 다른 변신을 예고 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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