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 '가톨릭 대륙' 남미서 나오나

입력 2013-02-12 16:58   수정 2013-02-12 23:38

비유럽권 '흑인 교황' 가능성도…내달 선출
턱슨·아린제·쇤보른·스콜라 추기경 등 거론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로 전 세계 가톨릭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누가 후임 교황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톨릭 역사상 역대 교황은 시몬 베드로부터 현재의 베네딕토 16세까지 총 263명. 이 중 210명이 이탈리아 출신이고, 나머지 중에서도 프랑스(16명) 독일(8명)을 비롯해 유럽권 출신이 대부분이다. 시리아, 팔레스타인, 아프리카 등 비유럽권 출신 교황은 손에 꼽을 정도다.

따라서 다음 교황은 비유럽권에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차기 교황의 하마평이 외신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또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가 피임, 동성애, 여성사제 등 현대사회 이슈들에 완고하게 반대하면서 ‘열린 가톨릭’을 지향하는 교회 안팎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후임 교황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다음달 열릴 콘클라베(교황 선출 비밀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유럽권·교황 측근들 물망에

AP통신은 교황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지난 11일 앙겔로 스콜라 추기경(72·밀라노 대주교), 크리스토프 쇤보른 추기경(68·빈 대주교),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69·주교회의 회장)을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로 꼽았다. 스콜라 추기경은 이탈리아 태생으로 2010년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행 파문으로 교황이 비난받자 “신의 백성들이 교황 성하 옆을 지키고 있으며 이런 사소한 가십거리에 흔들리지 않는다”며 교황을 옹호했다.

쇤보른 추기경은 오스트리아의 귀족 가문 출신으로 콘돔 사용에 반대해왔고, 캐나다 퀘벡주 출신인 우엘레 추기경은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을 중절하는 것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엘레 추기경은 비유럽권 주자로 주목받으면서 2005년 콘클라베에서도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인 이탈리아 출신의 지안프랑코 라바시 대주교(71)도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흑인 교황 나올까

아프리카와 남미 등의 가톨릭 비중이 날로 커지면서 비유럽권 교황 선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교황이 나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인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65). 베네딕토 16세가 2010년 8월 런던을 방문할 때 대동하면서 차기 교황 후보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서아프리카의 영국 식민지 골드코스트에서 태어난 턱슨 추기경은 당시 언젠가 흑인이 교황으로 선출될 것 같으냐는 물음에 “못 될 이유가 있나요?”라고 반문했고,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 후 비슷한 질문을 받고도 “물론”이라며 흑인이 교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진성사성성(聖省) 장관인 나이지리아의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80)도 차기 주자군에 포함된다. 아린제 추기경은 이미 2005년 교황 선출 당시 아프리카 교황 탄생의 열망을 한몸에 받았으나 근소한 차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까지도 후임 교황으로 거론됐으나 고령이 결정적인 약점이다. 턱슨 추기경이나 아린제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되면 가톨릭은 496년의 겔라시우스 교황 선종 이래 1504년 만에 아프리카 출신 교황을 맞게 된다.

○“개방적 인물 선출” 주장도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42%를 차지하는 남미에서도 교황 탄생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테말라의 오스카 훌리오 비안 모랄레스 대주교는 교황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 “이제 흑인 교황이나 황인종 교황, 또는 남미 교황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브라질 가톨릭주교협의회(CNBB) 회장인 하이문도 다마세노 아시스(76) 추기경은 “브라질 성직자가 새 교황이 되면 영광이겠지만 출신지나 국적,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해방신학자인 레오나르도 보프 신부(75)는 베네딕토 16세가 스스로 퇴위를 결정한 사실을 높이 평가하면서 “차기 교황에는 개방적인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 교황은 현대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의심이나 비판적인 시각을 버리고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도박사이트 패디파워가 개설한 차기 교황 예측 코너에는 캐나다의 우엘레 추기경, 가나의 턱슨 추기경, 나이지리아의 아린제 추기경과 함께 교황청 동방교회성 장관인 아르헨티나의 레오나르도 산드리 추기경(70)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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