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화로 경쟁력 향상
의자 등 레저용품도 진출
< 텐트폴 : 텐트용 알루미늄 뼈대 >
“남이 흉내내지 못하는 알루미늄 소재로 세계 1등이 되는 게 매출 두세 배 끌어올리는 것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판단 덕분에 우리 텐트폴이 ‘고어텍스’만큼 유명해졌죠.”
인천시 가좌동에서 고급텐트용 알루미늄 폴(뼈대)을 제조하는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사장(58)은 20여년간 텐트폴 한우물만 판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텐트폴은 텐트를 지지하는 뼈대로, 건축물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회사 텐트폴 소재 브랜드인 DAC는 ‘고어텍스(멤브레인 소재를 써 방수 및 방풍성을 높인 직물 소재)’나 ‘YKK(고급의류에 쓰이는 지퍼)’같이 고급 텐트폴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다. 코오롱을 비롯해 K2,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밀레 등 유명 레저용품 브랜드 회사에 텐트폴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0억원 가운데 75%를 텐트폴 하나로 거뒀다. 170억원 규모의 세계 고급텐트폴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 분야 ‘히든 챔피언’(규모는 작지만 해당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점유하는 강소기업)이다.
1988년 동아알루미늄을 창업한 라 사장은 처음엔 야구방망이나 화살촉의 기초소재로 쓰이는 알루미늄 튜브를 만들었다. 그는 소재·부품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 있는 파워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알루미늄 텐트폴 분야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텐트폴을 차세대 소재 분야로 본 그는 1997년 ‘페더라이트’라는 새로운 알루미늄 폴 소재를 개발했다. 레저 수요가 커질 것이란 시장 예측과 경량화라는 시대 트렌트를 읽은 결과다.
페더라이트 강도는 그간 제품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기존 텐트폴보다 무게를 18% 줄인 게 특징이다. 그는 이 제품에 ‘DAC(Donga Aluminum Corporation)’라는 브랜드를 달았다. 특별한 해외 영업활동이 없었음에도 페더라이트 소문을 들은 해외 바이어들이 잇따라 회사를 찾아왔다. 출시 3년 만인 2000년 라 사장은 당시 세계 고급 텐트폴 1위 업체였던 미국 이스턴을 시장에서 몰아냈다.
이 회사는 모든 고어텍스 제품에 미국 고어(Gore)사의 마크를 부착토록 한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동아알루미늄은 공급하는 모든 텐트폴에 DAC마크를 부착, 납품하고 있다. 그는 “회사를 방문한 해외 텐트 제조업체 대표들이 ‘댁(DAC)만큼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며 흐뭇해했다.
라 사장은 2009년부터 알루미늄 텐트폴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조립과 휴대가 간편한 레저용 간이의자 ‘체어 원’과 ‘트래킹 폴(산악용 지팡이)’을 만들어 ‘헬리녹스(Helinox)’라는 브랜드로 완제품 시장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라 사장의 장남인 라영환 부장(29)이 직접 디자인한 ‘체어 원’은 출시 첫해 50억원을 벌어들인 효자 상품. 지난 6일 세계 레저용품 업체들이 모이는 독일 레저전시회 ‘뮌헨 ISPO 2013’에서 디자인상까지 수상했다. 라 사장은 “DAC에 대한 높은 인지도 덕분인지 헬리녹스 제품도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특별한 제품 마케팅보다 DAC를 바탕으로 다양한 레저용품 개발에 힘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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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등 레저용품도 진출
< 텐트폴 : 텐트용 알루미늄 뼈대 >
“남이 흉내내지 못하는 알루미늄 소재로 세계 1등이 되는 게 매출 두세 배 끌어올리는 것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판단 덕분에 우리 텐트폴이 ‘고어텍스’만큼 유명해졌죠.”인천시 가좌동에서 고급텐트용 알루미늄 폴(뼈대)을 제조하는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사장(58)은 20여년간 텐트폴 한우물만 판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텐트폴은 텐트를 지지하는 뼈대로, 건축물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회사 텐트폴 소재 브랜드인 DAC는 ‘고어텍스(멤브레인 소재를 써 방수 및 방풍성을 높인 직물 소재)’나 ‘YKK(고급의류에 쓰이는 지퍼)’같이 고급 텐트폴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다. 코오롱을 비롯해 K2,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밀레 등 유명 레저용품 브랜드 회사에 텐트폴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0억원 가운데 75%를 텐트폴 하나로 거뒀다. 170억원 규모의 세계 고급텐트폴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 분야 ‘히든 챔피언’(규모는 작지만 해당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점유하는 강소기업)이다.
1988년 동아알루미늄을 창업한 라 사장은 처음엔 야구방망이나 화살촉의 기초소재로 쓰이는 알루미늄 튜브를 만들었다. 그는 소재·부품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 있는 파워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알루미늄 텐트폴 분야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텐트폴을 차세대 소재 분야로 본 그는 1997년 ‘페더라이트’라는 새로운 알루미늄 폴 소재를 개발했다. 레저 수요가 커질 것이란 시장 예측과 경량화라는 시대 트렌트를 읽은 결과다.
페더라이트 강도는 그간 제품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기존 텐트폴보다 무게를 18% 줄인 게 특징이다. 그는 이 제품에 ‘DAC(Donga Aluminum Corporation)’라는 브랜드를 달았다. 특별한 해외 영업활동이 없었음에도 페더라이트 소문을 들은 해외 바이어들이 잇따라 회사를 찾아왔다. 출시 3년 만인 2000년 라 사장은 당시 세계 고급 텐트폴 1위 업체였던 미국 이스턴을 시장에서 몰아냈다.
이 회사는 모든 고어텍스 제품에 미국 고어(Gore)사의 마크를 부착토록 한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동아알루미늄은 공급하는 모든 텐트폴에 DAC마크를 부착, 납품하고 있다. 그는 “회사를 방문한 해외 텐트 제조업체 대표들이 ‘댁(DAC)만큼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며 흐뭇해했다.
라 사장은 2009년부터 알루미늄 텐트폴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조립과 휴대가 간편한 레저용 간이의자 ‘체어 원’과 ‘트래킹 폴(산악용 지팡이)’을 만들어 ‘헬리녹스(Helinox)’라는 브랜드로 완제품 시장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라 사장의 장남인 라영환 부장(29)이 직접 디자인한 ‘체어 원’은 출시 첫해 50억원을 벌어들인 효자 상품. 지난 6일 세계 레저용품 업체들이 모이는 독일 레저전시회 ‘뮌헨 ISPO 2013’에서 디자인상까지 수상했다. 라 사장은 “DAC에 대한 높은 인지도 덕분인지 헬리녹스 제품도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특별한 제품 마케팅보다 DAC를 바탕으로 다양한 레저용품 개발에 힘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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