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싸움에 '욱'…부친 살해한 고교생

입력 2013-02-22 16:58   수정 2013-02-23 02:59

부모의 싸움을 지켜보던 고교생 아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는 부부싸움을 하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상해치사)로 고등학교 2학년 이모군(17)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지난 21일 오후 5시10분께 광주광역시 운남동의 아파트 1층 집 안방에서 아버지 이모씨(54)의 등을 부엌에 있던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인 이군의 아버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요원들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출혈성 쇼크로 이날 오후 9시10분께 숨졌다.

경찰은 이군이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고 어머니와 곧바로 응급조치를 한 점 등으로 미뤄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범행 직후 119에 전화를 걸어 신고했다. 이군은 경찰 조사에서 “안방에서 부모님이 큰소리로 욕을 하며 싸우는 것을 목격하고 순간 화를 참지 못해 부엌에 있던 흉기로 아버지를 찔렀다”고 진술했다. 이군의 부모는 사건 전날에도 한 시간 동안 부부싸움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군은 다소 소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긴 하지만 평소 중상위권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는 등 평범한 학생으로 보인다”며 “가족에 대한 불만이나 정신질환 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전남 강진군 군동면의 한 주택에서 고교생 문모군(18)이 자신을 나무라던 여자친구의 아버지 오모씨(58)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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