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반복되는 '글로벌 금융위기' 본질 들여다보니

입력 2013-02-27 14:49  

2008년 9월 15일,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기원을 찾는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글로벌 사회를 강타했다.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던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줄줄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자산가치는 한 없이 폭락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이어지면서 세계경제는 흔들리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앞 다퉈 다양한 관점에서 위기의 원인을 분석했고 다가올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잘못된 안도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는 많은 시각들 중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특히 이 책은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2년여 전인 2006년까지 리먼브러더스증권 서울지점에서 리스크관리자로 근무했던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위기를 분석했다. 책에는 위기의 중심에 있었던 리먼브러더스증권 안에서 리스크관리 조직과 시스템 등을 직접적으로 체험한 저자의 객관적인 시선이 담겨있어 흥미롭다.

리스크관리분야에서 12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저자는 2년여에 걸쳐 금융회사들의 실패 사례를 개별적으로 연구하는 것에서 위기를 분석한다.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특히 왜 고도로 발전된 선진 금융회사의 내부 리스크관리 시스템이 무너졌는지와 위기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집중한다. 현대 금융산업에는 금융회사가 부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몇 겹의 안정장치들이 존재한다. 금융회사의 자체적 내부통제, 리스크관리와 같은 안전장치 위에 국가 내에 금융감독당국의 규제가 있고 국제적으로는 바젤 위원회가 관리하는 바젤 II와 같은 국제적 자기자본규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금융회사 내외부 안전장치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어찌된 이유일까.


"설마설마 했는데…" 위기는 맹신, 의존, 자만이 불러온 예고된 실패

책은 실패의 원인을 '잘못된 안도감'에서 찾는다. 이는 불완전한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믿음으로 저자는 금융공학 모델에 대한 과도한 의존, 신용등급에 대한 과도한 신뢰, 리스크관리 지배 구조 문제, 바젤자기자본 규제의 결함 등을 사례로 들어 '잘못된 안도감'을 설명한다.

금융공학 모델

금융공학 모델의 대표적 사례로는 VaR(밸류 앳 리스크:Value at Risk)로 이는 정상적인 시장 여건 하에서 일정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최대손실금액'을 뜻한다. VaR은 전 세계적으로 리스크 관리모델의 표준으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치명적인 한계를 갖고 있었다.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드물게 발생하는 대규모 손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VaR이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등급

금융위기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대출에서 신용등급을 과신했던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책은 신용등급은 미래의 신용도에 대한 평가사들의 의견일 뿐, 투자의견 일 수 없으며, 어떤 경우에도 금융회사 및 투자자 스스로의 판단을 대신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리스크관리 지배 구조

책은 외견상으로 리스크관리 조직과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한두 사람이 모든 결정권을 행사한다면, 리스크관리 조직은 단지 과도한 리스크 추구행위를 합리화 하는 도구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미국의 금융위기조사위원회는 리스크 지배구조의 실패를 글로벌 금융위기의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로 꼽는다며 리스크관리 지배 구조의 중요성을 말한다.

자기자본 규제의 결함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된 이유 중의 하나는 금융회사들이 손실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잠재되어 있는 추가손실 대비 이들이 충분한 자기자본을 축적하고 있는지에 대해 금융시장이 신뢰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기자본 규제가 쏠림 현상을 초래해 시스템 리스크를 키우게 했으며, 경기순응성에 의해 호황기에는 리스크가 낮게 평가되는 반면, 불황기에는 리스크가 높게 평가되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한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는 모든 불완전한 리스크관리·금융시스템·모델·제도에 대한 맹신, 의존, 자만이 불러온 예고된 실패였다는 것이 책이 시사하는 바다.


'잘못된 안도감'을 극복해야 위기를 벗어난다…허드슨강의 기적에서 배워라

책은 마지막으로 '잘못된 안도감'을 극복해야 위기에서 벗어난다고 전망한다. ‘잘못된 안도감’은 심리적 요인으로 인간의 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극복하기 쉽지 않다. 금융위기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2009년 1월 뉴욕 허드슨강에 불시착했지만 탑승객 전원이 구조된 이른바 '허드슨 강의 기적'을 사례로 든다. 당시 US 에어웨이 항공 체슬리 슐렌버거 기장은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한 상황에서 기적을 만들어내 국민 영웅이 된다. 그는 많은 비행사고 사례에 대한 오랜 경험과 연구를 통해 비상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슐레버거 기장이 과거에 발생했던 사고 사례를 연구하며 교훈을 얻었던 것에 주목하며 금융산업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실패한 금융회사와 관련된 자료를 연구하며 교훈을 찾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누군가는 잠들지 않는 아르고스의 눈을 가지고 깨어있어야 한다고 전한다. 아무리 99%가 안전하더라도 숨어있는 1%를 의심하는 끊임없는 경계가 '잘못된 안도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사람들

1. 다가올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금융업계 및 금융기관 리스크관리 종사자
2. 전 산업에 걸친 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문가 및 관련 정부기관 종사자
3. 변화에 대응하고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경영자 및 임원진
4.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자 하는 금융업계 취업 준비자
5. 경제·경영 전공자 또는 관련 분야 대학원 진학 예정자

잘못된 안도감 / 김창완 지음 / 이콘출판 / 288쪽 / 1만5000원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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