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통령, 등골 백팩, 대전동 아빠…국립국어원, 2012년 신어 기초 자료 발표

입력 2013-03-10 12:41   수정 2013-03-11 14:41

트통령, 등골 백팩, 대전동 아빠…. 쉽사리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 단어들이다. 트통령은 트위터상에서 대통령처럼 인기가 있는 사람, 등골 백팩은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만큼 비싼 책가방, 대전동 아빠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서울 대치동에 전세를 얻는 아빠를 뜻하는 신조어들이다. ‘신조어는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란 말처럼 새로운 사회 현상과 세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셈이다.

국립국어원은 2011년 7월1일부터 지난해 6월30일까지 일간지와 인터넷 매체 등 139개 매체에서 사용한 신조어를 정리해 ‘2012년 신어 기초 자료’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새로운 세태를 반영하는 말로는 ‘손주병’(맞벌이하는 자녀를 대신해 조부모가 손자, 손녀를 돌봐주며 생기는 정신적, 건강상 문제점) ‘런치 투어족’(점심시간에 밥을 먹지 않고 공부, 운동 등 개인적 볼일을 보는 직장인) ‘힐링 열풍’(뭄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열중하는 풍조) 등이 눈길을 끌었다. ‘찰러리맨’(취업 후에도 부모에게 심적, 물질적으로 기대어 사는 사람) ‘나오머족’(not old multiplayer,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과 능력을 갖춘 30~40대 여성) 등도 새로 생긴 단어다.

취업·구직난, 경제난이 만들어낸 신조어도 있다. ‘삼포시대’(三抛時代)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시대를 뜻한다. ‘타조세대’는 맹수로부터 위협을 받으면 땅속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처럼 노후에 대한 불안이 있지만 대책은 없는 세대를 가리킨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단어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스마트폰 계급’(스마트폰의 기종을 성능에 따라 나눈 계급), ‘스마트폰 노안’(머리를 숙인 상태로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봄으로 인해 입 주위가 처져 늙어보이는 증상) ‘디지털 단식’(디지털 매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돌직구남·녀’(상대방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 ‘가싶남’(가지고 싶을 정도로 매력이 있거나 잘생긴 남성) ‘간장녀’(실속형 소비를 하는 여성) ‘능청남’(능력있고 청소도 잘하는 남성) 등도 새로 만들어진 단어에 이름을 올렸다.

신조어 가운데 일부는 국립국어원이 오는 10월 정식으로 공개하는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인 ‘우리말샘’에 실릴 예정이다. 우리말샘은 사용자가 직접 단어를 올리거나 의견을 남길 수 있다. 기존 ‘표준 국어대사전’에 수록된 50만 어휘에 전문용어 34만개, 방언 9만개, 신조어·생활용어 7만개를 추가해 총 100만 어휘를 수록할 계획이다. 이승재 국립국어원 언어정보팀장은 “조사 수집한 신조어 가운데 많이 사용하고 저속하지 않은 표현을 위주로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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