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희망멘토로 나선 서수민 개그콘서트 PD "예능국 '정글'서 생존 위해 거울보며 욕 연습해"

입력 2013-03-10 17:06   수정 2013-03-10 23:59

아산나눔재단 '청소년 특강'

"10년후 내모습 미리 그려보고 기본에 충실…자신을 믿어라"
특징별 개그맨 운용법도 공개



“14년 전 방송국 신입 프로듀서(PD) 시절이었어요. 나처럼 예쁜 여자가 퇴근 뒤 자취방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뭔지 아세요. 거울을 보면서 욕을 연습하는 것이었어요.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 연습을 1주일쯤 하니까 입에 붙더라고요. 그 뒤로 내 생활이 달라졌어요.”

스스로 ‘예쁜 여자’라는 말에 객석 여기저기에서 키득키득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그 ‘예쁜 여자의 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챈 객석 학생들은 이내 조용해졌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서수민 PD(사진)의 ‘나는 PD다’ 특강에서다. 이날 강연은 아산나눔재단이 청년창업 활성화와 글로벌 리더 육성을 위해 마련한 ‘청소년 소통 아카데미’의 첫 순서였다.

‘욕 이야기’가 이어졌다. KBS 입사 당시 예능국의 홍일점이었다는 서 PD. 남성 위주의 방송국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하다 택한 것이 ‘욕’이었다고 했다. “‘곱상하기만한 여자애가 뭘 알겠어. 그냥 교양국으로 보내줄까’라는 말이 제일 듣기 싫었어요. 그때만 해도 ‘나만 잘하면 된다’ ‘내가 잘났다는 것을 보여주자’라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이 나를 편하게 대할 수 있게끔 하자라는 생각으로 욕을 연습해 한번 써먹었지요. 결과는 대성공, ‘쟤 완전 남자네’라는 반응이 돌아오더군요.”

그렇게 예능프로그램 연출을 시작한 서 PD는 2003년 폭소클럽, 2005년 비타민, 2009년 스펀지2.0 등을 거쳐 개그콘서트 연출책임을 맡고 있다.

청소년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개그콘서트를 만들게 된 비결도 공개했다. “욕까지 배워가면서 자리를 잡고 나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조금씩 많아지더군요. 남성 위주의 개그, 아이들을 겨냥한 코미디에 내 또래의 아줌마들이 느낄 법한 소재를 프로그램에 녹였어요. ‘생활의 발견’ ‘애정남’ 같은 것들이죠. 개그맨들의 특징을 분석,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그 결과 10대 청소년 팬을 좀 잃었지만 어른들이, 나아가 전 국민이 공감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방송국 PD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10년 후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그림을 미리 그려보라”고 그는 조언했다. “기본 신념 가치, 이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학생의 신분에서는 가장 기본인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나 자신을 믿을 것이며, 가치있는 꿈을 가지세요.”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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