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게임, 이제 흥행대박 열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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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1 07:46   수정 2013-03-11 13:40

카톡 게임, 이제 흥행대박 열쇠 아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도 이젠 스펙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1위부터 10위까지의 스마트폰 게임 중 절반 이상에 노란 카카오 마크가 붙어있다.

카카오 마크는 이제 대박 게임의 마크가 아닌 스마트폰 게임의 마크가 되어버렸다. 카카오 마크는 한국 취업 준비생들의 이력서 한 줄과 마찬가지로 변모했다. '카카오톡 게임=대박' 법칙으로 통칭되어온 한국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사실 '파레토법칙'으로 대치되어가는 속살에 대해 심층해부해본다.

▲소셜 메신저 '카카오톡'의 마크.
■ '카카오톡 게임=대박' 공식 과연 지속할까

카카오톡은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메신저 어플이다. 초기 스마트폰 시절에는 카카오톡 때문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예전엔 단순히 메신저 역할로 문자 서비스만을 제공하던 카카오톡이 달라졌다. 목소리 전하기 등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더니 게임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게임 이전까지는 적자에 허덕이던 카카오톡은 1세대 카카오 게임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를 시작으로 게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게임에서는 '팡'류와 '활' 등 새로 선보이는 장르들은 여지없이 흥행을 해 대박공식을 만들어냈다.

특히 '아이 러브 커피'의 경우 카카오톡의 SNS와 게임의 특징이 잘 맞아 떨어져 게임의 새 장르를 활짝 열기도 했다. 이후 카카오톡 게임 숫자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고 100개를 넘으면서 '카카오톡 게임=대박'이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톡의 게임센터
■ 게임 대박도 이제는 자본이다?

현재 카카오톡 게임은 2013년 3월 9일 기준으로 100개다. 팡류만 있던 과거에 비해 게임의 개수가 많아지며 다양한 장르가 생겨났다. MMO, 액션, SMG, 각종 퍼즐 등. 하지만 장르가 다양해져 개수가 많아진 만큼 카카오톡 게임이라는 메리트는 사라졌다.

현재 10위 안에 있는 카카오톡 게임을 살펴보자. 1위 '애니팡 사천성'(선데이토즈), 2위 '다함께 쾅쾅쾅'(CJ E&M), 3위 '다함께 퐁퐁퐁'(CJ E&M), 4위 '모두의 탕탕탕'(라이브플렉스), 5위 '에브리 타운'(위메이드), 6위 '윈드러너'(위메이드), 7위 '서브웨이 서퍼'(nTel), 9위 '모두의 연금술사'(씨투디 게임즈), 10위 '다함께 차차차'(CJ E&M)다. 총 9개의 게임 중 절반 이상이 대기업이 퍼블리싱하는 게임이다.

▲2013년 3월 10일 기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1위-10위 순위
현재 스마트폰 게임은 짧고 굵다.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 반짝 대박을 치지만 길어야 3주면 보통 상위권에서 내려간다. 애니팡의 경우 당시에는 이례적인 게임이었기 때문에 몇 달 동안 대박행진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팡류의 비슷한 게임들이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져 나온다.

예전에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가 섹시한 노래들이 가요계를 평정하던 때 상큼한 노래 'gee'로 몇 달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비슷한 콘셉트의 걸 그룹들은 쏟아져 나왔고 인기를 얻지 못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과 같은 원리다.

▲앱랭커에서 참고한 게임 '도전! 가요왕'의 랭킹 통계 데이터
▲앱랭커에서 참고한 게임 '솔리팝'의 랭킹 통계 데이터
하지만 대기업이 퍼블리싱하는 게임의 경우는 이야기는 달라진다. 넉넉한 자본으로 이벤트를 통해 물량공세를 펼쳐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부터 TV에서 만나는 카카오톡 게임의 광고를 보면 자본의 공세가 거세고, 또 '총알'의 효력이 통하는 곳이 카카오톡 게임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카카오톡 게임에 입점을 했지만 초반 이후 떨어진 후 회복이 안된 중소 게임사 한 대표는 '카카오톡 게임도 이제 물량공세가 통하다. 희한하게도 카카오톡 게임의 순위가 떨어지면 광고를 하면 바로 다시 올라온다. 아무리 좋은 게임도 총알을 받쳐주지 않으면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구글 플레이 순위의 경우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 따라서 이벤트를 하면 순위가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지만 이벤트가 끝나면 다시 내려간다. 이런 상황은 대기업이 아닌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경쟁이 어려워진다. 게임의 흥행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본을 쏟아붓는 것은 수능 대박을 위해 몇 백만 원짜리 고액 과외를 하는 고등학교 2학년만큼이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위메이드의 '윈드러너' 게임 이벤트
▲넷마블의 '다함께 퐁퐁퐁'게임에서 광고하는 '다함께 쾅쾅쾅'
■카카오톡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카톡천하'인 요즘엔 카카오톡에 합류하지 않고 대기업의 서비스를 받는 게임 중에서 성공한 게임들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액토즈 소프트의 '확산성 밀리언 아서'이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장르인 TCG(Trading Card Game)이다.

일본 스퀘어 에닉스가 개발한 밀리언 아서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처음으로 DAU 기준 하루 수십만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생겨 게임업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포켓몬스터-유희왕 등 카드세대의 경험과 고퀄리티의 예쁜 카드를 통해 유저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며 현재 최고 매출 3위 고공비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중국 게임 '암드 히어로즈'(쿤룬코리아)는 MMORPG로 카카오톡과는 인연이 없지만 '나홀로' 잘나가고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높은 완성도로 국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현재 최고매출 11위에 올라있다.

'피쉬 아일랜드' 또 카카오톡 게임과는 달리 지난해 9월 출시 후 한게임이 직접 서비스를 해왔다. 현재 월 매출 35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 게임은 조만간 카카오톡에 입점을 앞두고 있어 카카오톡에서 과연 초대박 신화를 이어갈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게임들은 카카오라는 스펙은 없지만 높은 완성도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경쟁력을 가졌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일본 게임으로 '액토즈 소프트'라는 한국서 잔뼈가 굵은 게임 회사가 서비스 하고 있다. 또한 '암드 히어로즈'를 만든 쿤룬은 중국에서 알아주는 게임 기업이다. 역시 한게임 또한 자본의 손길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이 함정이다.

▲2013년 3월 10일 기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최고매출 순위
■ 이력서 한 줄이 된 카카오톡?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 스마트폰 게임시장을 취업 전선에 있는 취업 준비생들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카카오톡은 더이상 대박의 공식이 아니다. 어쩌면 이력서의 빈칸을 메울 한 줄이 될 수도 있다'고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대학 졸업 후 이력서 내고 면접을 통해 취직하는 과정이 무색한 시대다. 취준생(취업 준비생의 줄임말), 백조(직업 없이 놀고 있는 여성)등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정부 통계를 보면 한국 청년 실업률은 7.5%로 실업자 수는 30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청년 실업자는 100만 명이 훨씬 넘고 실업률도 30% 이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창업, 외국계 기업, 자격증, 제2외국어 등 다양한 유행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취업 준비'하면 '토익'을 떠올린다. 그만큼 토익은 이제 취업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하다. 한동안 '토익 만점=취업'의 공식도 있었다.

▲네이버 웹툰 '나의 목소리를 들어라' 3화 중.
토익을 준비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그만큼 고스펙자가 늘어났다. 따라서 고토익자의 메리트는 사라지고 이제는 각종 인턴과 대외활동으로 이력서의 빈칸을 없애야 한다. 만약 이러한 활동들이 부족하다면 이를 메울만한 경쟁력이나 개성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없기에 다른 이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

재밌는 사실은 토익 고스펙자라고 해서 혹은 카카오톡 게임이라고 해서 완성도가 꼭 높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카카오톡 게임과 토익 점수는 한국에서만 인정하는 스펙이라는 것과 상통한다.

한국은 유난히도 대박 아이템이나 사업분야가 출현하면 그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블루오션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는 시간이 매우 짧다. 애니팡 이후로 쏟아져 나온 팡류의 게임들과 이번에 TCG로 성공한 밀리언 아서에 이어 나오기 시작하는 카드 배틀 게임들을 봐도 알 수 있다. 게임 외 사업에도 한국 남자들을 당구장에서 나오게 한 PC방과 한 건물에 두세 개씩 자리한 커피숍, 열 걸음만 걸어도 네다섯 개는 볼 수 있는 편의점이 그 예다.

■ 카카오톡 없이, 대기업 없이 날아오르기

이제까지는 한국에서 카카오톡은 게임 성공의 필수 요건이다. 지구촌 구글 플레이의 매출 상위권은 모조리 한국의 카카오톡 게임이 차지해 구글에서 주목 대상이다. 한국 중소 스마트폰 게임사들은 '카느님'(카카오톡 게임이 하느님)이라며 '카카오톡 게임' 입성에 오매불망 모두를 건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카카오톡 입성, 대기업의 퍼블리싱이 스마트폰 게임 성공의 '맥가이버의 칼'이 아니다. 현재 카카오톡의 게임들은 100개 이상 넘어서서 이미 포화상태다. 소비자 역시 카카오톡 게임이라는 것에 이전처럼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카카오 게임 1호 대박 게임 '애니팡'이 여전히 랭킹 5위 안에 있는 것처럼 한번 입성해 성공한 게임들은 계속 상위 랭킹에 붙박이로 이어질 기세다. 새 진입해 상위 랭킹을 차지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커졌다. 이제 대기업의 물량공세이 있어야 성공하는 시대로 변모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마의 3주' 이후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3년 3월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현재 암울하다. 중소 개발사는 명함을 내밀기도 전에 순위에서 밀려 버린다는 무기력증이 만연하다. 상위 몇몇의 순위가 전체 가치의 80%를 차지하는 '파레토(Pareto) 법칙'이 공공연히 통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무지개 같은 새 희망으로 가득하다. 진입장벽도 쉽고 게임 개발 기간이 짧아 위험요소가 적어서 스마트폰 게임은 '엘도라도'로 불린다. 하지만 '현재 모바일게임사 사장 명함만 2000개도 넘을 것'이라는 말처럼 20대 80의 '파레토 법칙'처럼 80%의 실패에 대해는 누구도 조명을 비추지 않는다.

사람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은 스마트폰 게임 '앵그리 버드'의 로비오 모바일사는 앵그리 버드를 만들기 전 52번의 게임에 실패했다고 한다. 하지만 앵그리 버드를 통해 핀란드의 경제를 일으킬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한국의 모바일 시장은 카카오톡으로 부흥했다. 하지만 카카오톡 자체와 대기업의 벽을 넘지 못해 또한 좌절할 수 있는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살길은 남들과 다른 경쟁력을 갖고 '카카오톡'에만 매달리지 않고 블루오션을 찾아야 내야한다. 그래야 '앵그리 버드'처럼 우주까지 비상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로비오 모바일의 '앵그리 버드'.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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