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인사청문회 유감

입력 2013-03-18 17:05   수정 2013-03-18 22:34

능력검증 차원 넘어서는 인격모독…어떤 사람이 나랏일 하려 할까 걱정

나성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nasl@assembly.go.kr>



‘인사청문회 이대로 안 된다’고 대다수 국민이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와서 바꾸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새누리당은 13년 전에 자신들이 도입하고 그 후 두 차례에 걸쳐 강화하면서 당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많이 괴롭혔으니 이제 와서 바꾸자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야당 또한 이 제도를 통해 반대급부를 얻어낼 수 있는데 굳이 바꾸어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18대 국회에 들어온 이후 수십 차례 인사청문회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또 직접 인사청문을 집행하면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낀 지 오래다. 왜 이런 식의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서 정권 교체기마다 식물정부를 만들고, 국민도 짜증 나고, 청문 대상자도 인격 모독을 당하고 처가와 사돈의 팔촌까지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일이 계속 벌어지게 하는가? 처음부터 하자가 없는 훌륭한 사람을 임명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낙마를 염두에 두고 달려드는 상황에선 그 누구도 살아남기 어렵다. 증거도 확실치 않은 몇십 가지 문제점을 마구 쏟아내고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면, 나중에 허위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그 후보자는 이미 국민의 뇌리에 부도덕한 사람으로 각인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후보자 본인의 인격 말살뿐 아니라 처가나 부모, 조부모의 몇십 년 전 문제점까지 폭로해대면 어떤 유능한 사람이 나라를 위해 일할 엄두를 내겠는가?

지금 인사청문회에 대해선 인격 살인과 여야 간 정쟁만 유발하는 가운데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만이라는 ‘무용론’과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면서 공정하고 철저한 인사검증을 해야 한다는 ‘필수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없애기도 어렵고 이대로 가기엔 문제가 너무 많다. 그렇다면 유능한 인재를 구하면서도 도덕성과 능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개선방안은 없는 것인가?

도덕성과 자질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고, 능력은 공개로 하는 대안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물론 국회가 아무리 비공개로 진행해도 그 다음 날이면 다 공개되기 마련이다. 그래도 모든 국민이 보는 앞에서 철저하게 인격 살인당하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다행히 지난 일요일 여야가 정부조직법에 합의하면서 인사청문회법도 오는 6월까지 개정하기로 약속했다. 이제 국회의 권위 회복이 국회의원들 스스로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nasl@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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