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軍에서 수백만불 사업 경험…이스라엘 창업대국 만든 '후츠파'

입력 2013-03-18 17:12   수정 2013-03-19 04:13

창조경제로 일자리 빅뱅 (1) 창조경제, 이스라엘서 배운다

상위2% '엘리트 부대'출신…軍 경험 살려 벤처창업 나서
"실패해도 자산은 남는다"…정부, 창업자금 85% 지원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남쪽의 하타스거리에 있는 벤처기업 아이온로드(ionroad).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콜서비스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한 업체다. 1회 다운로드하는 데 5달러 정도 하는 아이온로드는 전 세계에서 1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엔 7명의 젊은이가 근무하고 있는데, 모두 대학에서 물리학이나 전자공학 등을 전공한 이공계 석·박사 출신이다.

최고기술자(CRO)를 맡고 있는 데니 아츠몬(37)은 “성공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며 “기술개발을 위해 밤을 새우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부대에서 레이저를 담당했는데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군대 동기 13명 중 5명이 창업했다”고 소개했다.

○실패도 자산으로 간주

이스라엘은 벤처왕국이다. 이스라엘첨단기술산업협회(IATI)가 집계한 벤처기업 수는 4500여개. 이스라엘 인구(약 770만명)와 비교하면 1711명당 1개의 벤처기업이 있는 셈이다. 정부는 26개 벤처 인큐베이터에 입주한 청년 창업가에게 비용의 85% 이상을 지원한다.

국가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OCS의 아브라함 그라스 수석과학관실 부과학관(61)은 “이스라엘 수출기업의 20~30%가 정부 R&D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며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는 점이 성공 보증수표로 여겨져 다른 투자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하면 기업으로부터 로열티 3~4%를 받지만 실패하면 그만”이라며 “설령 투자가 실패한다 해도 그 자산은 이스라엘에 남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창업사관학교는 군대다. 벤처캐피털업체 피탕고의 아론 마코브스키 부사장은 “유대인 특유의 배짱이 창업의 원동력”이라며 “군대에서 수백만달러짜리 프로젝트를 담당하기도 하고 기업에 들어가 경험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배짱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 R&D 허브

이스라엘이 창업국가가 된 배경은 탄탄한 기초기술(원천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대구·경북 크기(1만9904㎢)의 작은 나라에서 총 4명의 이공계 노벨상 수상자를 낸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와이즈만연구소의 아다 요나스 박사가 2009년 화학상을 수상했다. 요나스 박사는 “이스라엘이 여러 노벨상 수상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기초과학을 존중하는 환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유대인 네트워크라는 관점에서 보면 더 대단하다. 유대인은 세계인구의 약 0.19%(1300만명)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수상자(유대인 출신 이민자 포함)는 총 178명으로 전체의 22.3%에 달한다. 경제(26명·42%), 의학(53명·28%) 물리(47명· 26%) 화학(30명·20%)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런 저력이 IBM MS GE 샌디스크 오라클 SAP HP 등 290개 다국적 기업이 이스라엘에 R&D 센터를 낸 배경이다. 구글의 검색방식 기초는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개발한 성경 검색 시스템에서 나왔다. 이스라엘 최대 방산업체 IAI의 다그 코헨 부사장은 “글로벌 스마트 머니는 혁신이 있는 곳에 투자하기 마련”이라며 “우리 회사는 해마다 나흘간 이노베이션 행사를 열고 임직원의 아이디어와 해결 과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의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에 54개사가 상장돼 있다. 나스닥 해외 기업 상장사 295개 가운데 중국(120개)에 이어 2위다.

기술지주회사 ‘예다’의 대표를 맡고 있는 모데카이 세브스 와이즈만연구소 부소장은 “와이즈만이 희귀병 치료제인 코팍손 원천기술을 개발해 세계 톱10 제약사인 테바에 기술이전하는 데 16년이 걸렸다”며 “기업과 연구소가 끈기 있게 협업한 가운데 세계적인 블록버스터가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마코브스키 부사장은 “애플은 실리콘밸리 이외 지역으로 유일하게 이스라엘에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수한 연구인력과 좋은 창업기업, 글로벌 네트워킹이 있는 벤처캐피털이 건강한 에코 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게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양충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이스라엘 사무소장은 “유대인들이 지금껏 욕을 먹더라도 돈이 되는 금융업, 다이아몬드 사업에 집중해온 것처럼 이제는 과학을 상용화하면 돈이 되니까 열심히 창업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텔아비브=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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