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철심 박은 루이스 '골프 여제' 등극

입력 2013-03-18 17:23   수정 2013-03-18 22:53

도넬리파운더스컵, 4타차 뒤집고 역전 우승…청야니 제치고 세계 1위

15~17번홀 3연속 버디…올 2개 대회 연속 우승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개인 홈페이지(stacysback.com)에 자신을 설명하는 말로 ‘The next great American golfer(가장 위대한 차세대 미국 골퍼)’라는 문구를 표기해왔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을 획득한 뒤 ‘next great’ 부분을 빨간 줄로 지우고 ‘Best(훌륭한)’로 바꿔 놓았다. 이번에는 ‘American’이라는 말을 지워야 할 듯하다.

루이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LPGA투어 RR도넬리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우승하며 랭킹 포인트 9.75점을 획득, 109주간 1위를 달렸던 청야니(9.13점)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청야니는 합계 4언더파로 공동 59위에 그쳤다.

루이스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658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버디 9개(보기 1개)를 쓸어담으며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 미야자토 아이(일본)에 3타 차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달 초 HSBC위민스챔피언스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며 통산 7승째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

○허리에 철심 박은 ‘그린의 철녀’

8세 때 골프에 입문한 루이스는 11세 때 허리뼈가 휘는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다. 7년6개월간 하루에 18시간 척추 교정용 복대를 차고 살았던 루이스는 골프를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18세 때인 2003년 S자로 휘어진 척추에 티타늄 고정물과 5개의 나사를 박는 대수술을 했다. 수술 후 6개월간 병실에서 지내야만 했다.

척추로 고생하는 루이스가 골프 선수가 되고 세계 랭킹 1위까지 차지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골프를 그만두라는 어머니와 다투는 일도 잦았다. 피나는 노력 끝에 재활에 성공한 루이스는 아칸소대 시절 12승을 거두는 등 2007년과 2008년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올랐다. 아마추어였던 2007년에는 아칸소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으나 2, 3라운드가 폭우로 취소돼 우승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2008년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합격한 뒤 2011년 당시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던 청야니에 3타 차 역전승을 거두며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지난해에는 1994년 이후 처음으로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획득하는 미국인이 되기도 했다.

○루이스의 강점은 무엇인가

루이스는 성격이 다혈질이었다. 한 타 한 타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때가 많았다. 그의 성격을 바꿔 놓은 것은 2011년 오프시즌 때 찾은 르완다의 경험이었다. 루이스는 ‘전설의 골퍼’ 베시 킹이 운영하는 아프리카 자선단체에서 봉사하기 위해 르완다를 방문했다.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평범한 일상이 현지인들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 와중에도 감사하는 모습을 보며 루이스는 자신처럼 척추측만증을 앓는 이들을 돕기로 했다. 이후 투어 상금의 상당액을 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루이스는 “내가 잘 치면 남을 더 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게다가 조 할렛 코치를 만나면서 스윙이 견고해졌다. 손을 이용해 테이크 어웨이를 하다가 손과 몸을 한꺼번에 ‘원피스’로 백스윙하도록 교정했다. 퍼팅도 좋아졌다. 이번 대회 마지막날 긴박한 승부가 펼쳐지던 15번홀부터 3개홀 연속 까다로운 4~6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루이스는 “지난해 중반부터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렇게 빨리 가능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오늘 경기를 무척 잘했고 의욕이 충만했다. 16, 17번홀의 퍼트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자평했다.

○청야니 이어 장기 집권할까

2006년 2월부터 산정하기 시작한 월드 랭킹에서 1년 이상 1위 자리를 지킨 선수는 아니카 소렌스탐(60주)과 로레나 오초아(158주), 청야니(109주) 등 3명에 불과하다. 그 뒤를 이어 신지애(25주), 미야자토 아이(22주), 크리스티 커(5주) 등이 1위 자리에 올랐다.

루이스는 최근 3개 대회에서 3위-우승-우승의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상당 기간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라이벌들의 견제도 만만찮다. 신지애(미래에셋), 박인비(던롭스릭슨), 최나연(SK텔레콤) 등 ‘코리안 빅3’가 올 시즌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어 루이스의 자리를 시종 위협할 전망이다. 청야니 역시 1위 자리를 내줬지만 “1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매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어 언제든지 부활할 여지가 있다.

한편 이지영(볼빅)은 합계 16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라 2010년 이후 손목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 탈출의 기미를 보였다. 신지애는 김인경(하나금융그룹)과 합계 14언더파 공동 13위, 박인비는 합계 12언더파 공동 25위, 최나연과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은 합계 11언더파 공동 29위를 기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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