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 제2 위기 맞았다 ⑤] 현대·기아차, 글로벌 빅3 가능할까

입력 2013-03-19 07:00   수정 2013-03-19 08:11

① 한국 자동차산업 40년···제2위기 맞았다
② 수입차 급성장, 국산차 업계 위협한다 
③ 현대·기아차 도요타 제칠수 있을까
④ 2015년 한국 자동차 산업 향방은
⑤ 현대·기아차, 도요타-GM-폭스바겐 3강체제에 도전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3강 구도로 재편됐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975만 대), 미국 제너럴모터스(GM·929만 대), 독일 폭스바겐그룹(907만 대)은 900만 대 생산·판매를 넘어섰다. 1등을 향한 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도요타가 GM을 다시 제쳤고 폭스바겐은 5년 내 세계 1위 등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위권에서도 르노-닛산(800만 대)과 현대·기아차(730만 대)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흥시장 경쟁력이 최대 무기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이다.



◆신흥시장 최대 격전지 부상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 시장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자동차 회사들의 개척지로 부상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은 포화상태에 도달해 더 이상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렵다는 관측에서다.

일본 최고 민간경제연구소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최근 출간한 책 '2013 한국 경제 대예측'에서 신흥시장 쟁탈전에 주목했다. 연구소 측은 "자동차 업체간 경쟁력 핵심은 누가 더 저가로 소형차 공급을 많이 하느냐에 달렸다" 며 "앞으로 신흥국과 소형차에 경쟁력 가진 업체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또 소비자들이 2010년 이후 자동차 구매 요인으로 브랜드와 디자인보단 총 소유 비용(Total cost of ownership, TCO) 을 고려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소비 트렌드는 소형차 확대, 신흥국 수요 증가, 저가차 브랜드 출시 등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기업들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통한 원가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게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자동차 업체들, "중국서 더 팔자"

현대·기아차 등 주요 업체들은 미국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소비국이 된 중국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 차 판매량의 25%를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이 됐다.

시진핑 정부의 임기가 시작된 올해는 경기부양책 등 자동차 판매 증가에 긍정적인 요인도 많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불균형 해소와 국토 균형 발전의 정책 기조에 따라 내륙지방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는 작년(1931만 대)보다 11% 늘어난 2150만 대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중국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목표는 전년보다 10% 늘어난 145만 대. 글로벌 730만 대 판매목표 중 전체 20%에 달한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15일 현대차 주주총회에 배포된 영업보고서에서 "중국시장 영향력이 더 커질 것" 이라며 "중국 중·서부 딜러망을 확대하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GM과 폭스바겐의 중국 내 1위 싸움은 거세질 전망이다. GM은 서부 내륙 판매를 확대해 오는 2015년 중국 내 5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284만 대의 두배에 달한다.
폭스바겐은 세계 1위 등극을 꿈꾸는 오는 2018년까지 향후 5년간 중국 생산대수를 지금보다 7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저가차 투입과 공장 증설로 중국 생산량은 현재 230만 대에서 400만 대로 확대한다. 마틴 빈터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2012년 경영실적 발표에서 "폭스바겐의 미래는 점점 더 중국과 러시아, 인도, 미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동남아서 수익성 높인다

도요타에게 중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열세다. 지난해 도요타는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에 훨씬 못미치는 84만 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토 분쟁 영향이 컸다. 다행히 40~50년 전 시장을 개척한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은 도요타 텃밭이다. GM, 폭스바겐, 현대차 등이 여지껏 공략하지 못한 미개척 지역이어서 도요타에 유리하다.

구승환 교토산업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도요타가 인도네시아에선 절반 이상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며 "리콜 이후 일본차 재약진의 발판이 됐던 곳에서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높이는 전략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인도 및 인도네시아에서 오는 2015년까지 100만 엔(약 1200만 원) 이하 저가차를 8종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판매는 100만 대를 넘어서는 등 신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자동차 수요는 150만~2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러시아 1위 업체 아브토바즈를 인수한 르노-닛산의 신흥시장 공략도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카를로스 곤 회장은 러시아,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 전략형 차종을 늘려 판매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50만 엔(600만 원) 가격에 선보이는 저가 브랜드 '닷선(Datsun)'이 대표적이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빅3 갈까?

현대·기아차는 2000년대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무섭게 성장한 회사였다. 해외 경쟁사들이 현대·기아차를 주목하는 이유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생산규모가 세계 5위에서 향후 '톱3'까지 가기엔 힘든 여정이 남아 있다. 단순히 차를 많이 생산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톱3에 오르기 위해선 글로벌 생산시스템 강화 및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국내외 800만 대 생산 수준까지 올라서면 외형 확대보단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내년에 준공을 앞둔 기아차 중국 3공장(연산 30만 대)이 본격 가동하면 해외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 증설을 통한 80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춘다.

조철 팀장은 "생산량이 일정 규모로 넘어가면 품질 관리에 어려운 점이 많다" 며 "과거처럼 무작정 공장 짓고 생산대수 늘리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브라질 공장에 이어 러시아 공장의 생산 확대 가능성이 있다" 면서 "동남아지역의 생산기지 건설이 현실화되면 장기적으로 800만 대 생산을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생산 보전을 위해선 파업을 일삼는 노조 문제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현대·기아차가 이달 시행한 주간연속 2교대제는 주말 특근 방식을 놓고 아직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최근 2주간 특근이 중단돼 1만3000여대의 생산 차질도 빚었다. 노조는 특근에 따른 생산대수를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심야 근로가 없는 만큼 평일 근무조건으로 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자동차 전문 컨설팅회사 BMR컨설팅의 이성신 대표는 "경직적 노사관계 지속에 따른 낮은 생산성과 높은 임금은 국내 자동차산업 경쟁력의 약화 요인이 되고 있다" 며 "노사관계 선진화를 통한 노동 유연성 확보와 생산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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