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판 강소기업의 비밀]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것이 동반성장 業의 개념"

입력 2013-03-24 17:19   수정 2013-03-25 02:12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
협력사 잘되면 삼성 경쟁력도 향상…작년부터 1000억대 '신기술개방공모'



“정부 눈치를 봐서 중소기업을 돕겠다, 그런 게 아니다. 협력사가 강소기업이 돼 좋은 제품을 만들면 삼성 제품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 그래서 지원하는 것이다. 그게 동반성장의 업(業)의 개념이다.”

삼성전자의 동반성장을 총괄하고 있는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사진)의 말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새 협력사와 상생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이 지난 5일 열린 삼성전자 동반성장데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해외 유명 경쟁사’와 달리 이면계약,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협력사를 괴롭히지 않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소비자를 우선으로 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할 정도다.

삼성전자도 여느 대기업처럼 동반성장을 부가 업무로 취급한 적이 있었다. 2010년 말 최 부사장이 부임했을 때 상생협력센터 조직은 구매전략팀과 상생협력팀 등 두 팀으로 나뉘어 있었다. 두 부서는 사무실 위치도 달랐다. 구매전략팀은 수원 디지털시티의 가장 최신식 건물인 R4 32층에, 상생협력팀은 옛날 공장건물 2층에 있었다. 딱 그 위치가 삼성전자 상생의 현주소였다.최 부사장은 상생협력팀을 32층 구매전략팀 옆으로 옮기도록 했다. 구매와 상생은 동전의 앞뒷면인데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업의 개념도 바꿨다. 최 부사장은 “우리는 협력사로부터 테이크(take), 테이크만 했다. 기브(give)가 먼저”라고 했다. 협력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1차 협력사 1000여개를 지역별, 업종별로 10~20개씩 나눠 매달 만나러 다니기도 했다.

“처음엔 협력사 누구도 말을 안 하더라. 왜 그런가 물었더니 ‘이럴 때 얘기하면 찍힌다’고 하더라. 그래서 ‘찍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정말 그 사람을 찍겠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말문이 터졌다.”

그러다 보니 협력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눈에 딱 들어왔다. 만성적 자금과 기술, 인력 부족이란 문제 외에 협력사들은 정보에 대해 목말라하고 있었다. 최 부사장은 이 같은 협력사의 고민은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는 각 사업부 구매담당임원에 대한 평가권을 일부 갖는다. 부당한 단가 인하, 발주 후 납품 취소 등이 발생할 경우 상생협력센터가 이를 조사해 감점한다. 구매팀장이 협력사를 맘대로 할 수 없는 구조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지난해 도입한 ‘신기술개방공모제’는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내놓고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제도다. 삼성과 기존에 거래가 없어도 기술이 있으면 지원해준다. 실패해도 상관이 없다. 좋은 부품이 개발되면 거래를 시작하는 식이다. 삼성전자 4000억원, 시중은행 6000억원 등 1조원 규모로 상생펀드도 만들었다.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작년부터 시작했고, 협력사가 채용한 660명의 신입사원에게 삼성그룹 신입사원에 준하는 신입사원 교육(3박4일)도 시켜줬다. 그중에서도 강소기업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모아 놓은 종합선물세트다.

최 부사장은 강소기업 육성 프로그램과 관련, “지금 키가 100㎝인 기업에 150㎝까지 크는 것을 목표로 정해주고 그렇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체질 개선 작업”이라고 말했다.

110명 내·외부 전담인력은 금형 기술 제조 등 부문별로 컨설팅을 해준다. 지난해 회사당 평균 115일간 삼성전자의 지도를 받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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