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퍼주기식은 가라! 누이좋고 매부좋은 전략적 기부

입력 2013-03-28 17:06   수정 2013-03-29 00:25

기부 2.0
로라 아릴라가 안드레센 지음 / 최성환 외 옮김 / W미디어 / 344쪽 / 1만5000원



인도의 타르 사막 한가운데 있는 파치파드라는 물 부족 지역이다.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 사는 지타는 자선단체의 도움을 받아 해수 담수화 공장에서 싼값에 물을 제공받았다. 그녀는 이 물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급수대를 통해 물을 판매했다. 좀 더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는 물 배달도 했다. 그녀는 더 이상 가난한 과부가 아니라 어엿한 사업가가 됐다.

이 원조 프로젝트는 물 원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수입원을 제공하여 지속가능한 생계수단을 마련해줬다. 개인적인 영리사업을 돕기 위해 자선기금을 활용한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일부 자선가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기부 2.0》은 왜 기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 아니다. 기부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효율적으로, 더 기분 좋게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과거의 통상적인 기부와 자선을 벗어나 새롭고 전략적인 방법을 제시해 기부하는 사람과 기부받는 단체를 대상으로 더 많은 기부를 유인할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비영리 단체 킥스타트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농부들에게 무작정 원조를 하는 대신 값싼 물 펌프를 개발해 판매한다. 펌프를 무료로 주지 않고 파는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농민들이 돈을 모아 힘들게 펌프를 사면 이를 소득창출의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킥스타트의 조사에 따르면 펌프를 기증받은 사람의 30%가 이를 사업에 활용하는 반면 펌프를 직접 산 사람들은 80%가 이를 작은 영농사업에 활용했다. 저자는 “기부 2.0은 사람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물고기를 잡는지를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며 “새롭고 더 나은 낚시 산업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부 전략을 세울 때 좀 더 범위를 넓혀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인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독재정권의 탄압 아래 있는 정치범들의 석방을 위한 시민단체를 지원할 수 있다. 모교를 지원함으로써 대학생들의 교육 지원에 투자해 결과적으로 인권침해를 줄일 수 있는 영리단체나 정부 지도자가 되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저자는 또 막연한 기부에 거부감이 있다면 사회적 기업 펀드를 통한 기부를 권한다. 사회적 기업 펀드는 환경보전, 교육 등 사회적 사업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시장수익률보다 조금 낮더라도 기부와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이 펀드는 사회적 수익을 최대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돈이 없어서 기부를 못 한다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자원봉사는 곧 돈이다. 자원봉사자 대신 직접 고용할 경우 많은 인건비가 든다. 따라서 자원봉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수록 더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것과 같다. 심지어 집에서도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 인터넷이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한 것처럼 가상세계에서도 자원봉사할 일이 쌓여 있다. 원격강의를 하거나 캠페인 자료를 만들거나 기부자들에게 감사편지 쓰는 것도 할 수 있다. 세상은 넓고 기부할 일은 많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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