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넣어 놔도 '이자생활' 한계…절세·투자형 상품에 '눈' 돌려야

입력 2013-04-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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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장기화

노후 종잣돈 마련하려면 장기저축으로 복리효과를…특판 예금도 관심 가질만




금리는 계속 낮아지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이 사라지는 등 한국 사회도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분위기다. 이로 인해 예전처럼 금융회사에 목돈을 맡겨 놓고 이자를 받아 생활하기도 힘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저축 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절세 또는 투자형 상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저금리 시대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추세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다.

○깨지는 금리 공식

작년 10월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2.75%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 되며 시장 금리 역시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은행 금리보다 상호금융·저축은행 금리가 더 높다는 ‘금리 공식’이 깨지고 있다. 받은 자금을 운용할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려워진 저축은행들이 자금 유치 영업을 중단해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은행에서는 연 4%대 초반, 상호금융기관이나 저축은행은 연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 금리의 예금을 판매했지만 지금은 연 3% 안팎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 1년짜리 예금 금리 차이가 0.4%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격차가 좁혀졌다.

‘이자 공식’도 깨지고 있다. 적금금리가 예금금리를 추월하고, 대출이자는 예금이자와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하는 분위기다.

이렇다 보니 목돈을 맡겨 이자로 생활하던 은퇴자들의 노후 대비 방식도 불안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4년 전만 해도 은행에 3억원가량을 맡기면 세금을 제외하고도 월 120만~130만원(연 6% 안팎 수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엔 월 70만원(연 3.5%)을 받기도 빠듯해졌다. 은행 이자를 받아 생활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다 금융종합소득과세 기준선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내려가는 등 과세 기준까지 강화되는 추세여서 이자 생활자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절세·투자상품에 지속적 관심을

저금리 시대에도 불구하고 재테크의 기본은 예·적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김영웅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재테크는 젊을 때 일찍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노후 대비용 종잣돈 마련을 위해서는 저축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금과 이자가 커지는 ‘눈덩이(snow ball) 효과’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적금이 재테크의 기본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복리 효과 때문이다. 복리는 원금뿐 아니라 이자에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돈을 굴리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월복리 상품은 통상 1~3년 단위인 예금과 달리 매달 붙은 이자에 다음달 이자율을 곱하는 식으로 계산된다. 일반 정기예금과 비교하면 월복리 상품 쪽이 연간 0.2~0.3%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다.

은퇴 후 목돈을 잘 굴리기 위해서는 특판예금을 잘 찾아볼 필요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0.01%포인트의 이자도 아쉬운 시대”라며 “은행마다 비정기적으로 판매하는 고금리 특판예금을 잘 활용하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과세나 절세형 금융상품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세금을 줄이는 게 재테크의 새로운 화두가 됐다”며 “장기주택마련상품, 저축성보험 등 비과세나 소득공제가 되는 금융상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투자·수익형 상품 투자 전략도 짜야 한다. 김영훈 하나은행 골드PB부장은 “대표적인 노후 대비 투자형 상품인 변액연금 또는 변액유니버설 보험 등 투자형 보험 중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며 “배당주펀드, 월지급 해외채권형펀드, 월지급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품 등 수익형 투자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몇 년 후 금리가 다시 오르길 기다리며 불투명한 상황에 매달리기보다 저금리 기조에 적응하고 그에 맞는 재테크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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