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순익 1위' 한국투자증권, 아직 배고픈 까닭은…

입력 2013-04-04 15:35  

Cover Story - 한국투자증권

헝그리 정신 똘똘 뭉쳐
경영진부터 영업전선 뛰며 오로지 실적으로 인사평가

아시아 빅5 투자은행 도전
주식중개·자산관리·IPO…골고루 업계 선두권 유지…글로벌IB 토대 마련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 직원 45명의 연간 차량 주행거리는 1인당 약 10만㎞다. 팀별로 나눠 각 지역의 450여개 골프장을 빠짐없이 방문하는 등 전국 부동산 관련 사업장을 샅샅이 훑으면서 생긴 일종의 ‘훈장’이다. 이들의 임무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사업장에 들어가 자금이 돌도록 구조를 짜주는 일이다. 부실채권(NPL) 정상화 전문가들이다.

프로젝트금융본부장인 김성환 전무가 이끄는 ‘일꾼’들은 작년에도 20곳의 골프장과 전국 각지의 구조화 금융을 대부분 휩쓸었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5대 대형 증권사로 불리는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현대증권은 프로젝트금융부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규모가 작다. 없는 시장도 만들어내는 한국투자증권의 ‘헝그리 정신’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자본금 7억원에서 3조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기준으로 국내 1위 증권사다.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에 21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1위에 올랐다. 2012 회계연도에도 3분기 누적(4~12월) 순이익 1260억원으로 2위인 삼성증권(1152억원)과 1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증권사들은 순이익을 유보해 자기자본 규모를 늘리고,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한국투자증권의 성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익 구조도 안정적이다. 주식거래 중개(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투자은행 업무 등 금융투자업 전반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고루 유지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기업공개(IPO), 부동산 금융, 회사채 인수·주선 부문에서 1위를 달성했다. 금융상품 판매와 주식 브로커리지는 2위에 올랐다. 어느 한 부문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해놨다.

참치 전문 기업인 동원산업은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해 동원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고, 2005년 한국투자신탁까지 합병했다. 작년 말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총자산은 19조5800억원, 자기자본은 3조1104억원이다. 한신증권을 인수하던 시절 자본금은 7억원이었다. 30년간 기하급수적 성장을 해온 것이다.

○사장이 영업 최일선에

국내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거대 은행이나 대기업 계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투자증권의 성과는 더욱 빛을 발한다. 한국투자증권을 탄탄한 업계 리더의 반석 위에 올려 놓은 원동력은 무엇일까. 유상호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은 한결같이 ‘헝그리 정신’을 꼽는다. 비빌 언덕이 많지 않은 만큼 남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했던 것이 차곡차곡 쌓여 이뤄낸 결과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모든 사원이 ‘영업맨’을 자임한다.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김남구 부회장부터 1주일에 6일을 VIP 고객을 만나는 데 할애할 정도다. 그는 직원들에게 “나보다 더 일을 많이 하는 임직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유 사장도 만만치 않다. 중요 투자자와 골프를 칠 때 그린 위에 깜빡 잊고 두고 간 투자자의 퍼터 커버를 직접 챙긴다. 캐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사장이 뒷짐만 지고 부하 직원들을 부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경영 지론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채권발행(DCM) 분야를 선도하는 것은 이런 야전 정신 덕분이다. 증권사들은 작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실행된 직후 대표 주관사가 책임져야 할 일이 많아지자 선뜻 나서길 꺼렸다. 이때 유 사장은 기업 실사 전문가 5명을 충원, 기업을 적극 공략해 업계 1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주관을 맡은 채권 발행 규모는 총 11조2377억원, 건수로는 222건이었다. 시장점유율은 11.35%에 이르렀다.

○철저한 성과주의가 발판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10년9개월이다. 업계에서 가장 긴 편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지점을 축소하고, 신입 사원 채용도 대폭 줄이던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선 단 하나의 영업점도 사라지지 않았다. 신입사원도 예년 수준으로 뽑았다.

지금처럼 임직원들이 영업 전선에서 너나없이 뛰기까지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한때 옛 동원, 한국투자증권 출신과 제3의 회사에서 온 영입파 등 세 부류로 나뉘어 눈에 보이지 않는 파벌 싸움을 벌인 적도 있었다.

이를 깨기 위해 한국투자증권 경영진이 택한 전략은 투명한 인사와 성과에 따른 보상이다. 인사에 관한 한 청탁을 근절하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진을 시키면서 파벌 문화는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김남구 부회장은 임직원들과 만날 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한국금융지주 산하 계열사에서 ‘빽’으로 들어온 사람은 김남구뿐”이라고 말이다.

○‘아시아 톱 5’ 증권사가 목표

국내 수위 증권사로 거듭난 한국투자증권의 목표는 ‘아시아 톱 5 투자은행 진입’이다. 해외법인은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베이징, 베트남(호찌민) 등 6곳에 있다. 최근엔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해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베트남에선 2010년 현지 증권사인 EPS증권 지분 49%를 인수, 시장에 진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인도차이나 허브와 중국과 홍콩을 중심으로 한 그레이트 차이나 허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주축인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허브, 옛 소련(CIS) 국가와의 본격 교류 및 동유럽 진출 교두보를 위한 러시아 허브 등 4대 금융 허브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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