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비둘기 김중수가 매로 돌변"…한은총재 vs 새 경제팀 '정권 초 갈등' 되풀이

입력 2013-04-11 17:53   수정 2013-04-12 02:36

靑·재정부 "뒤통수 맞은 격"…MB땐 강만수·이성태 충돌



“고집인지, 소신인지, 아니면 오기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네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보인 공통된 반응이다.

기재부의 한은담당 라인들도 이날 약속이나 한 듯이 “노 코멘트가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개는 한은의 결정에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한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원론적 얘기가 나오는 게 정상이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그만큼 금통위 결정에 내부 분위기가 격앙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 당·정·청이 한목소리로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읍소’했는데도 한은이 미동도 하지 않은 데 대해 섭섭함을 넘어 배신감까지 토로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법적으로 보장된 금통위 열석발언권까지 포기하면서 한은의 독립성을 배려하는 모양새를 갖추기도 했다.

현 부총리가 받는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와는 평소에 자주 보고 친하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한은 총재와) 협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석했던 기재부 간부들은 “현 부총리가 한은의 금리 인하를 확신하지 않고는 하기 힘든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한은 총재와 새 정부 경제팀과의 반목이 2008년에 이어 되풀이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2008년 9월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강만수 기재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마찰을 빚으면서 위기를 증폭시킨 전례가 있다.

강 전 장관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자 이 전 총재는 “훈수를 두는 사람은 막 떠들 수 있지만 금리 조정의 시기와 폭은 금통위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며 완강히 버텼다. 이 때문에 임기를 남겨둔 이 전 총재를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청와대에서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

실제 이날 청와대 일각에서는 김 총재에 대해 “과거 정부에서는 ‘한은도 정부의 일부’라며 정책 공조를 강조하던 사람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간부도 “이전에는 ‘비둘기’였다가 정부가 바뀌었다고 갑자기 ‘매’로 돌변했다”고 김 총재를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정부 내 불만에도 불구하고 임기가 내년 3월까지 11개월밖에 남지 않은 김 총재를 교체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지난 정부에서도 이 전 총재에 대한 경질론이 제기될 때마다 “괜히 바꿨다가 한은을 자극해 협조를 받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무위에 그쳤다.

기재부 고위 간부는 “한은의 결정이 오는 16일 발표되는 추가경정 예산 규모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한은과의 정책 공조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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