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선출 두달 걸릴 듯
주요 자회사 CEO 거취도 주목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69·사진)이 14일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당초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지키려 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이 잇따르면서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퇴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우리금융은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금융당국 전방위 압박에 ‘백기’
이 회장은 알려진 대로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과 함께 금융권의 대표적 ‘친MB 인사’다. 그 탓에 임기를 채우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정작 본인은 임기를 채우려는 의사가 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직의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최고경영자(CEO)의 정해진 임기가 지켜지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뜻을 이 회장이 여러 차례 내비쳐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수위가 세지면서 결국 조기 퇴진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인사청문회 때부터 “국정철학에 맞지 않거나 전문성이 부족한 금융권 수장은 교체를 건의하겠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달 초엔 이 회장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달라는 강한 주문을 전달했다. 최근엔 ‘더 버틸 경우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가 동원될 것’이란 금융당국의 의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전방위 압박에 이 회장이 불과 수일 전부터 사퇴 쪽으로 입장을 급변경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복수의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최근 여러 경로로 금융당국 등에 마음의 정리를 끝냈지만 주변을 정리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세 차례 무산된 민영화 아쉽다”
이 회장은 이날 우리금융을 통해 배포한 사임의 변에서 ‘민영화를 완수하지 못해 못내 아쉽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세 번에 걸쳐 완전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무산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민영화가 조기에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진한 아쉬움이 배인 퇴임의 변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또 “1967년 우리은행 신입 행원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40여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나라 처음으로 한 금융회사에서 말단 행원으로 시작해 그룹 회장에 오른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적절하게 판단하신 거라고 본다”며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차기 회장 인선 레이스 돌입
차기 회장 인선은 최소 50일에서 석 달까지 걸리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 회장은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자가 결정되기 전까지 기존 업무를 당분간 계속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이사회 멤버 중 7명의 사외이사를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송기진 광주은행장, 박영빈 경남은행장 등 주요 자회사 CEO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2008년 이팔성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 주요 자회사 경영진이 대거 교체된 사례가 있지만 원칙을 강조하는 새 정부여서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임기때까지 책임있게 일하면서 새회장이 결정하는데로 따라야 하지 안겠나”라고 말했다.
○금융권 CEO 줄사표 이어지나
차기 회장엔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이 회장까지 퇴진키로 하자 금융 공기업 CEO들의 줄사퇴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 발표를 앞둔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CEO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오는 7월 임기 만료인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엔 이미 회추위 가동을 앞두고 있어 중도퇴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장창민/류시훈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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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자회사 CEO 거취도 주목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69·사진)이 14일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당초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지키려 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이 잇따르면서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퇴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우리금융은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금융당국 전방위 압박에 ‘백기’
이 회장은 알려진 대로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과 함께 금융권의 대표적 ‘친MB 인사’다. 그 탓에 임기를 채우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정작 본인은 임기를 채우려는 의사가 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직의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최고경영자(CEO)의 정해진 임기가 지켜지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뜻을 이 회장이 여러 차례 내비쳐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수위가 세지면서 결국 조기 퇴진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인사청문회 때부터 “국정철학에 맞지 않거나 전문성이 부족한 금융권 수장은 교체를 건의하겠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달 초엔 이 회장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달라는 강한 주문을 전달했다. 최근엔 ‘더 버틸 경우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가 동원될 것’이란 금융당국의 의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전방위 압박에 이 회장이 불과 수일 전부터 사퇴 쪽으로 입장을 급변경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복수의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최근 여러 경로로 금융당국 등에 마음의 정리를 끝냈지만 주변을 정리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세 차례 무산된 민영화 아쉽다”
이 회장은 이날 우리금융을 통해 배포한 사임의 변에서 ‘민영화를 완수하지 못해 못내 아쉽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세 번에 걸쳐 완전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무산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민영화가 조기에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진한 아쉬움이 배인 퇴임의 변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또 “1967년 우리은행 신입 행원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40여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나라 처음으로 한 금융회사에서 말단 행원으로 시작해 그룹 회장에 오른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적절하게 판단하신 거라고 본다”며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차기 회장 인선 레이스 돌입
차기 회장 인선은 최소 50일에서 석 달까지 걸리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 회장은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자가 결정되기 전까지 기존 업무를 당분간 계속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이사회 멤버 중 7명의 사외이사를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송기진 광주은행장, 박영빈 경남은행장 등 주요 자회사 CEO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2008년 이팔성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 주요 자회사 경영진이 대거 교체된 사례가 있지만 원칙을 강조하는 새 정부여서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임기때까지 책임있게 일하면서 새회장이 결정하는데로 따라야 하지 안겠나”라고 말했다.
○금융권 CEO 줄사표 이어지나
차기 회장엔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이 회장까지 퇴진키로 하자 금융 공기업 CEO들의 줄사퇴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 발표를 앞둔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CEO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오는 7월 임기 만료인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엔 이미 회추위 가동을 앞두고 있어 중도퇴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장창민/류시훈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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