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눈높이 맞춘 '트루 스마트'

입력 2013-04-15 15:29  

기고 -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현대사회에서 소통은 큰 딜레마다. 소통의 방법은 지난 세기에 비해 혁명적으로 늘어났다. 벨이 전화기를 발명한 지 100여년 만에 스마트폰이 탄생했고, 인터넷은 세계를 하나로 묶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문자 메시지, 통화를 한다. 횟수는 늘고 방법은 많아졌지만 이상하게도 ‘외롭다’고 하는 사람은 더 많아졌다. 정서적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 ‘헛헛함’ 때문이다.

이런 ‘외로움’에는 기술에만 의존해 사람들과 소통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도 한몫한다. 혁신적 기능을 담은 기기라 해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을 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의 빠른 변화와 이를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강박은 이런 불안을 더 조장한다.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폰에 비해 훨씬 ‘똑똑하다’고 주장하며 많은 기능을 담고 있다. 하지만 실제 모든 기능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적다. 새 기종이 나왔다고 하면 불안해지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 마음 한구석에는 ‘기계만 스마트하고, 사용자는 바보가 된 것 같다’는 자괴감도 있다.

기술이 인간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 과거엔 ‘새로운 것이 나왔으니 이것을 빨리 받아들이고 사용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이라는 메시지가 업계에 난무했다. 소비자들이 열심히 배우고 나면 그새 또 새로운 것이 나왔다. 하지만 좋은 서비스는 대중보다 반 발자국 앞서가는 정도가 딱 좋다.

또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쓰기에 어렵고 사용 빈도도 낮은 기능 대신 손쉽게 익힐 수 있는 직관적인 기능을 탑재할 필요가 있다. IT 기기에 대한 ‘진입 장벽’을 과감히 낮춰야 한다. 더불어 사용자가 기계에 ‘딸려간다’는 감정이 들어선 안 된다. 나와 교감하는 ‘편한 도구’를 가지고 있다는 감정이 먼저여야 한다. .

한편 사용자들도 ‘모든 기능을 다 사용해 본전을 뽑겠다’는 강박적인 불안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게 필요한 기능을 잘 배치하고 그 부분을 유용하게 쓰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행히 최근 스마트폰 발달의 추세는 이런 면을 반영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인간의 얼굴을 인식해 동영상 재생을 컨트롤하거나 손동작을 인식해 화면을 전환하는 등 자연스럽게 인간의 오감과 교감한다. 주변 환경의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건강을 관리하도록 도우며 마치 삶의 동반자 같은 사용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기능을 담기만 하는 것에서 진정으로 사용자와의 교감을 중시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이를 통해 기술에 대한 경계와 불안을 줄이고 사용자가 주도권을 갖고 기술을 이용하면서 현대인이 관계의 공허와 외로움을 해소할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혁신은 한번에 오지 않는다. 새로운 기능의 제공과 대중의 반응과 선택이 반복되면서 차곡차곡 쌓여나가며 일어난다.

그런 면에서 스마트폰의 발전은 기계만 ‘스마트’해지는 것이 아닌, 우리의 생활과 관계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 그것이 인간과 눈높이를 맞춘 ‘트루 스마트’를 위한 길이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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