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또 하나의 50년을 위한 산업정책

입력 2013-04-15 17:49   수정 2013-04-16 06:53

시론 산업·기술 경쟁력 진단을 기초로 끊임없는 생산적 변화 추구해야
획기적인 창업금융 체계도 필요

최중경 <美헤리티지재단 객원연구위원 choijk1956@hanmail.net>



최근 미국 일간지 기사 중 두 개가 눈에 띄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산업으로서의 뇌구조 연구와 셰일가스 생산기술 혁신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떨어져 유럽의 제철·화학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울 것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같은 시간 한국에서는 창조경제의 개념정의 문제로 백가쟁론이 있었다. 창조경제의 개념은 논리적이고 귀납적인 접근보다는 현실적이고 연역적인 접근이 편안해 보인다. 즉, “이러이러한 구체적 과제를 추진하려 하며 이를 창조경제로 정의하고자 한다”고 하는 것이다. 의욕을 낸다면 창조경제가 우리 후손을 먹여 살릴 미래산업구조의 청사진을 제시하면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오늘날은 1970년대에서 비롯된 과감한 산업구조 개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당시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이 섬유, 가발, 합판 등 경공업위주에서 탈피해 제철, 화학,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전자등 중화학공업으로 진입하려는 계획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한국 정부의 어려운 결단이 적어도 50년 동안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는 그 다음 50년을 겨냥해야 한다. 그래야 박근혜정부가 ‘제2의 한강기적’을 추구하는 것과도 논리적으로 일맥상통하게 된다. 1970년대의 산업구조 개편이 ‘하드웨어의 진화’라고 한다면 창조경제가 추구하는 제2의 산업구조 개편은 ‘소프트웨어의 약진’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정보기술(IT) 접목, 산업 간 융합을 통해 하드웨어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고히 하는 한편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신산업도 함께 발굴해 나가는 개념이 돼야 한다.

창조경제는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의 끊임없는 강풍’의 중심에 서 있다. 창조경제는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생산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데 그 정신적 기초가 놓여져 있다. 창조경제라고 해서 너무 거창하고 고차원적인 첨단기술만 쳐다 보고 있으면 안 된다. 거창하고 고차원적인 과제부터 당장 손에 잡히는 과제까지 전방위적으로 들여다 보아야 한다.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우선 한국 산업과 기술의 경쟁력 수준, 기술인력 구조의 현 상황, 산업의 국제조류 등을 정확히 진단하는 작업 없이 창조경제를 논의해선 안 된다. 지도 없이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중·일 3국 간의 산업중복에서 오는 치열한 경쟁구도를 어떻게 헤치고 나갈 수 있는지 진단해야 한다. 지난 정부의 과제 중 승계할 가치가 있는 것은 창조경제 깃발 아래로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 지난 정부와 애써 차별하려 들면 창조경제가 편식현상으로 균형감각을 잃을 우려가 있다. 다음은 창조경제의 남용을 막는 일이다. 개나 소나 다 창조경제를 갖다 붙이면 초점을 잃게 되고 각종 정책 지원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벌써 거의 모든 정부기관 보고서에 창조가 필수 수식어로 등장한다는데 선을 그어 줘야 한다. 창조경제를 꽃 피우기 위해 꼭 필요한 비료가 있다. 창업자금 지원체계와 신사업 진출자금 지원체계다. 새로 개발된 기술이 상업화되기 위한 과정은 또 다른 창조며 험난한 과정이다. 창업금융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하며 기존 기업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때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원활한 신디케이트론이 공급되는 체계가 확고히 정착돼야 한다.

이 세상 어머니들에게 어머니를 정의해 보라 하면 각기 다르게 얘기한다. 그렇다고 어머니 노릇 못한다고 비난할 수 없듯이 창조경제 개념 정의보다는 구체적 과제를 인식해 추진주체를 정하고, 시간계획을 마련하고, 소요재원과 조달방식을 정하는 데 집중할 때다. 1970년대의 과감한 발상 전환이 가져온 세계사상 유례없는 경제발전 모범사례가 후발개도국의 추격으로 위협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창조경제가 짊어진 짐의 무게는 크다. 무거운 역사인식이 바탕이 돼 또 하나의 50년을 책임질 산업정책의 밑그림이 되도록 훌륭한 로드맵이 탄생하길 고대한다.

최중경 <美헤리티지재단 객원연구위원 choijk19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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